논란의 ‘옥자’ 봉준호 감독 “넷플릭스, 자유로운 창작 지지”

입력 2017-05-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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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내달 29일 190개국 스트리밍으로 선봬
종전에 없었던 영화 유통…극장계 혼란
한국 극장서도 동시 개봉…규모는 미정

“나는 연출자다. 자유로운 창작이 중요하다.”

영화 ‘옥자’의 연출자 봉준호 감독은 영화의 유통방식도 중요하지만 먼저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여건을 내세웠다. 그리고 이를 보장하는 여건 안에서 “망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옥자’가 6월 일반적인 극장 상영 방식이 아니라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서 동시 개봉하는 데 따른 논란과 편견에 대한 입장이다.

봉준호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옥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옥자’의 투자사이기도 한 넷플릭스의 테드 사란도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와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공동제작사 플랜B 제레미 클라이너 프로듀서 그리고 한국 제작진 최두호·서우식·김태완 프로듀서도 함께 했다. ‘옥자’의 한국 극장 배급에 나서는 투자배급사 NEW 김우택 대표도 이 자리에서 개봉 계획을 밝혔다.


● ‘옥자’, 한국 개봉은?

‘옥자’는 6월29일 전 세계 190개국에서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동시에 선보인다. 물론 각국의 언어로 자막 혹은 더빙을 덧붙인 형태다. 하지만 이는 종전의 배급사를 통한 극장 개봉과 상영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어서 영화 유통과 관련한 미래의 방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그렇다고 극장 개봉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는 같은 날 극장에서도 개봉한다. 극장 상영이 일정 기간에만 이뤄질 것이라는 항간의 시선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부터 거둬졌다. NEW 김우택 대표는 “한국에서는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기한 상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상영관 규모 등에 대해서는 “현재 극장 측과 긴밀하게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책임자는 “미국과 영국 극장 상영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덧붙였다.


● 봉준호는 왜 넷플릭스와 손잡았나

‘옥자’는 이 같은 전통적인 영화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고, 더욱이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함께 초청받은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프랑스 극장협회는 영화산업 보호를 위해 극장 상영 후 3년 뒤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법률을 근거로 ‘옥자’의 현지 극장 상영을 요구했다. 결국 ‘옥자’ 측은 프랑스 일부 극장에서 제한적으로 상영키로 했지만 프랑스 국립영화센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봉준호 감독은 이에 대해 “극장 상영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결국 공존할 것이다. 어떻게 아름답게 공존할 것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면서 “영화를 보는 형태는 여러 가지이며 편하게 영화를 관람하는 방법이 늘어가고 있다. 현재 논란은 그 과정의 작은 소동일 뿐이다”고 말했다. 테드 사란도스 최고 책임자는 “극장 상영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상호배타적이지 않다. 영화 관객에게도, 아티스트에게도, 유통업계 등에게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이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이 같은 인식 아래서 넷플릭스와 함께 한 것에 대해 “한국에선 폭넓게 개봉하기로 하고 협의를 시작했다”면서 “영화 유통과 배급 방식도 중요하지만 연출자로서 자유로운 창작이 더 중요하다. 이 정도 규모(제작비 600억원)의 예산에 관해 모든 권한을 감독에게 주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 규모가 크거나 내용이 너무 과감하고 독창적이어서 (투자를)망설이는 회사가 많았다”면서 “넷플릭스는 이 같은 리스크에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봉준호 감독을 “흠모해왔다”는 테드 사란도스 최고 책임자는 “영화계 장인이자 대가”라며 신뢰를 보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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