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넥센 장정석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그런 의미에서 삼성 김한수(46) 감독과 넥센 장정석(44) 감독이 서로 맞대는 두 어깨는 다소 특별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프로 지휘봉을 잡은 둘은 동료감독들 사이에서 막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장 감독은 연차는 물론 나이로도 최연소일뿐더러 롯데 조원우(46) 감독과 동기인 김 감독 역시 사령탑 연차에서 1년 후배격이다.
두 초보감독은 중앙대 시절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90학번인 김 감독이 대학 3학년 시절 신입생 후배로 맞은 이가 바로 장 감독이다. 이후 프로에 진출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청춘은 이제 40대 지도자가 돼 다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서로의 추억이 각별한 만큼 두 감독이 만나는 날엔 웃음꽃 피는 실랑이도 엿볼 수 있다. 28일 고척 삼성-넥센전을 앞두고 원정팀 김한수 감독은 대뜸 1루측 넥센 덕아웃으로 발걸음에 나섰다. 보통 교류가 없는 3연전 마지막 날인데다가 원정팀 사령탑이 홈팀을 방문하는 일은 드물기에 궁금증이 쏠렸다. 김 감독은 “1~2차전 모두 장 감독이 우리 쪽을 방문한 뒤 경기에서 모두 졌다. 징크스를 깨기 위해 오늘은 내가 먼저 장 감독을 찾게 됐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의 깜짝 인사를 반긴 장 감독도 말문을 열었다. 장 감독은 “사실 김한수 감독님이 대학 시절부터 나를 가장 아껴주셨다”면서 “보통 원정팀 감독들이 고척돔을 찾으실 때 첫 날만 인사를 드리러 간 뒤 2~3차전엔 따로 찾지 않는다. 그러나 김 감독님만은 예외다. 3연전 모두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사령탑이 그려낸 훈훈함에 승부의 냉정함도 잠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고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