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축 메리트 없앤 ‘ABBA’ 승부차기

입력 2017-05-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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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양 팀 한 번씩 번갈아 선축·후축
FIFA, 이번 대회부터 시범 도입

승부차기에서 먼저 차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나중에 차는 편이 유리한지는 축구에서 쉽게 정답을 알 길 없는 숙제들 가운데 하나였다. 선축이 성공할 경우 나중에 차는 선수는 심리적 부담감을 안게 된다는 측면에선 먼저 차는 편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고, 상대팀의 결과를 보고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나중에 차는 팀이 유리하다는 설도 있다.

이처럼 해묵은 숙제에 대한 고민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여전히 1순위 키커를 내세우는 팀이 유리한가, 아닌가의 문제는 제기될 수 있겠지만 과거보다 선후의 문제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승부차기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부터 양 팀이 번갈아 선축하는 방식의 새로운 승부차기 제도를 도입했다. 16강전부터는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에 돌입하는데, 기존 방식이 아닌 ‘ABBA’식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동전 던지기로 선축 또는 후축을 결정한 뒤 A팀-B팀-A팀-B팀의 순서로 승부차기를 진행했다. 새로 바뀐 방식은 A팀-B팀-B팀-A팀-A팀-B팀-B팀의 순이다. 양 팀 각각 5명의 키커가 승부차기를 벌인 뒤에도 동점일 경우에는 6번째 키커부터 순서를 바꿔 B팀-A팀-A팀-B팀-B팀-A팀의 순으로 서든데스 대결을 이어간다.

이는 3월 축구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연례정기회의에서 ‘축구의 공정함과 매력’을 증진시키겠다는 취지로 승부차기 방식을 변경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IFAB는 당시 “선축팀의 첫 키커가 승부차기를 성공할 경우 후축팀보다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는 가설이 점점 더 사실로 입증됨에 따라 승부차기 순서에 관계없이 공정한 환경에서 승리팀을 가리기 위해 ‘ABBA’의 시범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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