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LG의 간절했던 6연패 탈출기

입력 2017-05-31 2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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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5-2 승리를 거두며 6연패에서 탈출한 LG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1일 잠실 넥센전을 앞둔 LG 선수단 분위기는 무거웠다. 6연패에 빠지면서 팀은 중위권으로 내려앉았고, 문제가 되고 있는 타격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답답한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주장 류제국도 “자꾸 지다보니 선수들이 조급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더 큰 문제는 덕아웃 분위기였다. 연패를 하면서 선수단 사기가 떨어졌고, 곧바로 소극적인 플레이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정우 수석코치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불펜포수 김도우씨에게 노래를 시켰고, 김씨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 때 응원단상에 올라 현란한 랩 실력을 자랑하며 흥을 돋웠다.

분위기만 끌어올린 게 아니었다. 타자들은 경기 전부터 연패를 탈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일찌감치 운동장에 나와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에 돌입하자 선수들은 더 이를 악물었다. 김용의와 이천웅은 1회 첫 타석부터 출루해 연달아 도루를 성공했다. 10개 구단 중 도루성공률이 가장 낮은 팀이었지만 이날은 과감히 베이스를 훔쳤다. 전날 1군 엔트리에 새롭게 수혈된 김재율도 4타수3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3-1로 쫓기던 6회 1사 2루서 좌월적시2루타를 때려내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사실상 승부를 가른 점수였다. 늘 묵묵히 역할을 해온 손주인의 존재감도 빛났다. 2-0으로 앞선 4회 1사 2·3루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더니, 4-1로 앞선 6회 2사 2루서 한 점 보태는 귀중한 적시타를 쳐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특히 7회 1사 2루서 윤석민의 강한 타구를 잡아내 병살로 연결시키면서 위기를 탈출한 게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선수들의 노력에 힘입어 LG는 5-2로 넥센을 누르고 기나긴 연패를 끊었다. LG 양상문 감독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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