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스크린 대전②] 여진구-변요한-이제훈-김수현, 흥행킹은 ‘나야 나’

입력 2017-06-0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차세대 충무로의 제왕은 누가 될 것인가. 연기력도 비주얼도 완벽한 2030 남자 배우 4인방이 6월 대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첫 번째 주자는, 4인방 가운데 최연소지만 연기 경력만큼은 최고참인 ‘12년차’ 배우 여진구다. 여진구는 5월 31일 개봉해 6월 대전에 한 발짝 먼저 다가간 ‘대립군’으로 스크린 문을 열었다.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영화 ‘대립군’에서 여진구가 맡은 역할은 광해.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2013) ‘왕의 얼굴’(2015) ‘화정’(2015)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여러 차례 재조명된 역사적 인물이다. 특히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광해, 왕이 된 남자’는 1232만명을 돌파해 1000만 영화가 되기도 했다. 배우 입장에서 여진구가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여진구는 또 다른 광해를 만들어냈다. 임금으로서의 광해가 아닌, 여리고 여린 소년 광해를 표현해 그의 성장기를 그려낸 것. 이는 여진구가 그간 사극에서 보여준 멋들어진 캐릭터와도 차별화된다.

여진구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사극에서 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범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많이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면서 “새로운 왕을 연기할 수 있어서 설렜다.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영화를 보면 관객들 또한 그런 걱정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진구의 바톤은 ‘하루’ 변요한이 이어받는다.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변요한은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아내 ‘미경’(신혜선)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매번 시간 부족으로 아내가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남편 ‘민철’ 역을 맡았다. 변요한은 캐릭터에 극심하게 몰두해 혈압과 안압이 차오르는 고통까지 느꼈다고.

변요한의 열연을 가까이서 지켜본 조선호 감독은 “변요한이 멱살을 잡았을 뿐인데 목이 빨개지고 그냥 주먹으로 한 대 쳤는데 자동차 보닛이 뭉개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변요한은 이 덕분에 스태프 사이에서 ‘짐승남’으로 불리고 있다. ‘하루’는 배우 변요한의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은다.


‘박열’ 이제훈의 에너지 또한 만만치 않다. 단식부터 실신까지 변요한 못지않게 투혼을 펼쳤다.

‘사극 장인’ 이준익 감독의 신작으로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에 주목한 ‘박열’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제훈. 그야말로 파격 변신이다. ‘박열’은 수염을 붙인 채 능글맞게 웃는 이제훈의 얼굴 위로 “나는 조선의 개새끼로소이다”라는 문구를 새긴 티저 포스터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제훈은 극 중 ‘박열’의 강인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로 촬영 내내 자발적 금식을 했다. 그는 고문 장면을 마친 후 “집에 돌아가서 실신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준익 감독도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 주자는 김수현이다. 영화 필모그래피는 많지 않지만 흥행 타율로 보면 단연 으뜸이다. 상업 영화 데뷔작 ‘도둑들’이 1298만명을 기록했고 더 큰 롤을 맡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 695만명을 동원했다. 특별출연이지만 깊은 존재감을 남긴 ‘수상한 그녀’도 865만명을 기록했다.

‘리얼’은 김수현이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무려 주연으로 4년 만에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 김수현이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한 작품으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수현은 31일 진행된 ‘리얼’ 쇼케이스에서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덮었다. ‘내가 이 작품을 어떻게 하나’ 싶더라. 그런데 계속 생각나서 도전하게 됐다. ‘리얼’은 겁나지만 그만큼 흥분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성동일은 김수현이 얼굴에 탄피가 튀어 피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작품을 위해 참았다고 촬영 일화를 밝히며 “나 같으면 못 참았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인 2역부터 부상 투혼까지 김수현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리얼’도 기대해 볼만 하다.

여진구의 ‘대립군’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며 변요한의 ‘하루’는 6월 15일 극장가를 두드린다. 이제훈 주연 영화 ‘박열’은 6월 28일 개봉한다. 김수현을 내세운 ‘리얼’은 6월의 끝자락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날짜는 미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