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상우 “껄렁껄렁한 캐릭터, 딱 내 스타일”

입력 2017-06-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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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권상우는 “껄렁한 성격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며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추리의 여왕’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준 “가족의 힘”도 빼놓지 않았다. 사진제공|수컴퍼니

어딘가 부족한 캐릭터가 더 애정
데뷔하자마자 한류스타 되레 독
난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
이젠 눈앞에 있는 작품에만 집중

연기자 권상우(41)는 “완벽한 캐릭터는 맡으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자신보다 멋있고 연기 잘 하는 동료가 있어 “자신 없다”고 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추리의 여왕’은 다르다. 자신감 있게 마칠 수 있었다. 극중 연기한 형사 하완승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지만 과거 첫사랑이 살해된 피해로 마음의 상처를 지닌 인물이다.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부족한 캐릭터에 관심이 간다. 하완승이 그랬다. 심각하거나 폼 잡고 멋있게 보여야 하는 인물은 연기하는 데 부자연스럽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저다운 모습으로 재밌게 작업을 할 수 있느냐를 우선순위로 둔다.”

소신과 의도는 적중했다. 확실히 전작 ‘유혹’부터 ‘야왕’ ‘대물’ ‘신데렐라맨’ 등에서 무게를 잡았던 모습과는 달랐다. ‘추리의 여왕’에서 권상우는 상대역 최강희와 티격태격하는 ‘톰과 제리’ 같은 관계로 시청자의 보는 재미를 높였다. 이는 1∼16회까지 평균 9.5%(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대박’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종영 직후 시즌2 제작이 결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데뷔 초반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대중에게 호감을 산 “껄렁한 이미지”가 다시 드러난 효과이기도 하다.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에 앞섰던 걱정도 덕분에 말끔히 사라졌다. 얼굴에선 미소와 여유로움이 떠나지 않았다. 그 뒤에선 당연히 가족의 존재도 한 몫 했다.

연기자 권상우. 사진제공|수컴퍼니


권상우는 2008년 동료 손태영(37)과 결혼해 아들 룩희(8)와 딸 리호(2)를 슬하에 뒀다. 당시 갑작스런 결혼 소식에 “충격 받은” 팬들이 “팬카페에서 3만명 빠져나가”기도 해 여전히 팬들에게는 미안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응원해주는 고마움이 더욱 크다.

아내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결혼한 지 9년 됐는데 아내를 볼 때마다 새롭고 예쁘다. 제 앞에서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적이 없다. 여배우이지만 가족을 1순위로 챙기려는 마음이 고맙다.”

권상우는 최근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자신의 대표작인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을 봤다. 일부러 찾아보진 않지만 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는 “무르익은 연기가 아니어서 창피하다. 하지만 혼신을 다했기에 대견스러운 것 등 여러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 감정 중에는 동료들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는 ‘왕따’”라고 스스로 여겼던 느낌이 섞여있다. 데뷔하자마자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성공하고 한류스타로 주목받으며 일본 활동까지 병행해 갑자기 주목받는 위치에 선 것에 주변 시선이 살갑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개인적으로 톱스타로 바라보던 시선을 스스로 즐긴 적 없다. (인기를 좇는)마음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오히려 콤플렉스가 많다. 드라마와 영화 등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하나씩 해나가고 싶은 바람이다. 그리고 “낭떠러지에 서 있다”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매 작품을 맞이한다.

“연기로 완벽한 배우가 아니기에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작품에 얼마나 어울리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이 고민은 연기하는 그날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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