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VS 영화 논란③] ‘대립군’·극장 충돌…‘옥자 논란’에 어떤 영향?

입력 2017-06-06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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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립군’과 ‘미이라’를 둘러싼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의 ‘상영관 독과점’ 논란이 일 조짐인 가운데 29일 개봉을 앞둔 ‘옥자’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5일 밤 ‘대립군’의 연출자 정윤철 감독은 “예매 1등인 ‘미아라’에 극장을 왕창 몰아주며 제작비 규모 90억원의 ‘대립군’과 ‘노무현입니다’가 직격타를 맞았다”면서 “개봉 6일 만에 교차상영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자본의 폭력”으로 규정하고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극장 측은 “예매율이 상승하는 영화에 상영관을 배정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 같은 상황은 29일 개봉할 예정인 ‘옥자’를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플랫폼과 동시 공개하는 데 반발한 CGV가 이를 상영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자아내고 있다.

‘옥자’는 넷플릭스가 제작비 600억원을 전액 투자, 29일 전 세계 190개국에서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다.

미국, 영국과 함께 한국에서는 극장에서도 개봉할 예정이지만, 이는 극장 개봉 및 상영 뒤 일정 기간(혹드백)이 지나 지상파 및 케이블채널, 온라인, IPTV 등에서 다시 선보이는 일반적인 영화 유통방식과는 다른 형태라는 점에서 그동안 논란을 모아왔다.

CGV는 이에 맞서 영화 ‘옥자’를 상영하지 않기로 최근 잠정 결정했다.

CGV 측은 “일정한 홀드백 기간(대체로 3주) 없이 넷플릭스 플랫폼과 극장에서 동시 공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그런 방식은 향후 영화 유통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아직 입장을 확정하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이지만 전국 335개 멀티플렉스 극장(영화진흥위원회 자료) 중 139개 극장을 가진 국내 최대 체인 CGV가 이를 상영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이들의 결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만일 ‘대립군’과 관련한 상황에 문제를 제기한 정윤철 감독의 발언이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가열된다면 ‘옥자’를 바라보는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움직임 역시 심상찮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옥자’를 둘러싼 움직임에 대해 영화계 내부 일각과 누리꾼은 “이미 영화 기획부터 상영까지 모든 과정을 장악한 대기업 계열사들이 산업의 유통질서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제 더 이상 극장과 스크린이라는 전통적인 영화 유통망만을 더 이상 고집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CGV 등 주요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들이 ‘옥자’의 넷플릭스 동시 공개에 반발하는 것도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 IPTV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화한 상황에서 극장을 통한 전통적인 영화 관람 방식의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의심이 시선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립군’과 ‘미이라’ 그리고 ‘옥자’를 둘러싼 묘한 상황은 ‘관객의 선택권을 무시한 멀티플렉스 극장의 철저한 자본 논리’라는 비판적 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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