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거인타선 3번 최준석 카드 승부수

입력 2017-06-07 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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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준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명장은 자신의 야구를 팀에 투영하지 않는다. 전력구성의 강점을 최대한 이끌어내 팀에 딱 어울리는 색깔을 찾아내는 능력이 명장의 조건이다.

롯데가 스토브리그에서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리그 최고의 4번 타자를 품었다. 조원우 감독이 이대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팀 운명이 걸려있는 시즌이다.

조 감독은 7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앞으로 최준석에게 3번을 계속 맡길 생각이다”고 말했다. 5월까지 주로 5번 타순에 배치됐던 최준석은 6월 들어 3번에 배치되고 있다.

타순은 하나의 살아있는 선이다. 타순만 바뀌었을 뿐인데 2할 타자가 3할 타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6일까지 최준석은 5번에서 94타수 27안타 타율 0.287, 2홈런 15타점 장타율 0.404, 출루율 0.373을 기록했다. 3번에서는 34타수 13안타 타율 0.382 2홈런 12타점 장타율 0.588 출루율 0.477을 기록했다. 5번에 선 타석이 훨씬 많지만 홈런과 타점 숫자는 비슷하다. 타율, 장타율, 출루율은 5번에 있을 때보다 3번에서 급격히 상승한다.

모든 비결은 4번 타자 이대호의 존재다. 최준석은 7일 “4번에 이대호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정면 승부라고 생각하며 타석에 선다”고 말했다.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 주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대호와 승부는 피하고 싶은 카드다. 볼넷으로 거르면 주자가 더 쌓이고 대량실점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3번 타자와 승부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

조 감독이 정면승부가 집중되는 롯데 3번에 최준석을 맡긴 이유는 장타력의 극대화다. 투수전력이 상위권 팀에 비해 떨어지는 롯데는 매 경기 많은 득점이 필요하다. 1~2점을 6회부터 지킬 수 있는 불펜을 보유한 NC와는 타순부터 달라야 한다. 최준석~이대호 조합은 다른 팀의 중심타자와 비교해 병살의 위험이 높다. 그러나 롯데의 전력 구성상 최준석과 이대호는 타순에서 붙어 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조 감독은 홈런과 장타에 더 집중해 최준석을 3번에 고정시키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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