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제주원정 6승2무…‘원정 무덤’서 강한 이유는?

입력 2017-06-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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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다른 팀들이 어려워하는 제주 원정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6일 FA컵 16강 원정경기에서도 제주를 2-0으로 꺾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제주로 일찍 건너가 경기에 대비하는 것을 비결로 꼽았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3년 서정원감독 부임 후 무패행진
“무조건 이틀전 이동…숙소 선택도 심혈”

K리그 각 팀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원정경기 이동에 따른 피로누적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꺼린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비행기를 이용하면 이동에 번거로움과 부담이 가중된다.

그러나 수원삼성은 유독 제주 원정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서정원(47) 감독 부임 이후로 제주 원정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 원정에서 2무6패에 그쳤던 수원은 2013년 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클래식(1부리그)에서만 8차례 맞붙어 6승2무를 기록 중이다. 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16강전에서도 제주를 2-0으로 제압하며 천적임을 입증했다.

서 감독은 제주 원정에 강한 이유 중 하나로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주변에서 ‘어떻게 그 어렵다는 제주 원정에서 매번 이기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물론 준비도 많이 하지만, 경기 이틀 전 이동하는 것도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수원은 서 감독의 부임 이후 제주 원정 때만큼은 경기 이틀 전 움직인다. 여유롭게 준비하자는 의도에서다. 다른 팀들은 대개 관례대로 하루 전 제주로 건너간다. 서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구단에 제주 원정 때는 이틀 전에 이동하고, 숙소도 더 좋은 호텔을 사용하겠다고 요청했다. 축구는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한 가지 예를 들었다. 그는 “과거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대표팀을 맡았을 때 도심 한 가운데에 있는 숙소를 잡아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당시 대부분 나라의 대표팀들은 한적한 호텔을 숙소로 썼다. 결과적으로 이(클린스만 감독의 선택)는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만 생각한다고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결국 심리적인 부분인데, 우리는 좀더 좋은 환경과 여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 나섰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제주전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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