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서른 살 지드래곤의 쓸쓸한 자서전 ‘권지용’

입력 2017-06-08 2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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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지드래곤이 쓸쓸하고 허탈한 자서전 '권지용'으로 돌아왔다.

지드래곤은 8일 오후 6시 각 음원 사이트에 자신의 솔로 미니앨범 '권지용'의 음원을 공개했다.

지드래곤의 이번 '권지용'은 자신의 본명을 앨범 타이틀로 정한 만큼 자연스럽게 그의 자서전적인 앨범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서른 살의 지드래곤의 삶과 생각을 담은 '권지용'은 주위에서 바라보는 것과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하고 있어 흥미롭다.

연예인중에 연예인, 스타중의 스타인 지드래곤이지만, 정작 '권지용'은 허무함과 허탈함, 자조적인 유머들을 담은 곡들로 채워져 전체적으로 '쓸쓸하다'는 느낌을 전하고 있다.

이는 26살에 발매했던 '쿠데타'가 - 물론 '쿠데타'가 지드래곤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라고 해도 - 반항심 가득한 가운데에도 한편으로는 유쾌함을 잃지 않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또 '권지용'은 이런 내용에 어울리게 느린 비트의 곡들이 많으며, 힙합을 베이스로 베이스 뮤직, 피아노 팝 등의 장르가 가미돼 이런 감정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권지용'이 마냥 쓸쓸하고 우울하기만 한 건 아니다. 'INTRO' 트랙의 재치넘치는 가사들과 '개소리'트랙의 독특한 샘플링 등은 지드래곤의 여전한 튀는 감각과 유머를 느끼게 해준다. 다만, 이마저도 어딘가 자조적인 유머로 채워넣었다는 것이 함정이다.

결론적으로 '서른 살의 지드래곤'이 보는 자신의 삶은 마냥 아름답거나 행복으로 점철된 것이 아니다.

사실 당연한 일이지만 지드래곤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일에 상처도 받고, 고민도 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한 명의 인간이고, 지드래곤은 '권지용'을 통해 이를 말하고 있다.

굳이 지금 이런 감정과 생각을 드러낸 것이 서른 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의미 때문인지, 그저 자기 자신만의 성격 때문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의도적으로 이를 어필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권지용'은 가수 지드래곤이 아니라, 인간 지드래곤이 성장하고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지드래곤이기에 가능한 '서른살나기'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단, 지드래곤이 어떤 '개소리'를 하던 결국 그가 'SUPER STAR'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또 수 많은 사람들이 들어준다는 점은 아이러니 하지만 말이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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