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 ‘악녀’에서 ‘숙희’(김옥빈)가 몸 담고 있는 국가 비밀 조직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최정예 킬러 ‘숙희’가 하나의 조직을 몰살시킨 후 잡혀 들어온 곳은 한 기도원의 감금실이다. 가까스로 탈출한 그녀가 감금실에서 벗어나 눈 앞에 있는 문을 열었을 때 펼쳐진 광경은 다름 아닌 발레연습실. 이어 연극무대까지 알 수 없는 공간들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는 이곳은 바로 국가 비밀 조직 요원들이 훈련을 받는 곳이다. ‘숙희’처럼 비밀 요원으로 길러질 이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 수 있도록 적합한 일을 찾아주는 곳인 만큼 다양한 공간들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사격장, 대련장까지 갖춰져 있어 킬러 ‘숙희’가 완벽한 국가 비밀 조직 요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공간들이 꿈인지, 현실인지 아리송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박정훈 촬영감독의 말처럼 상상할 수 없던 공간들이 연이어 펼쳐지는 이곳은 혼란스러운 ‘숙희’의 모습을 더욱 극대화한다.
또한 원테이크로 이어지는 만큼 극명하게 대비되는 색과 톤들로 공간마다 색다른 미술컨셉이 더해져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전하기도 한다. “새로움과 신선함”을 강조한 정병길 감독의 의도대로 ‘악녀’ 국가 비밀 조직은 흔히 상상할 수 있을 법한 구조가 아닌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공간들로 하여금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악녀’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절찬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