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이중고, NC 포비아에 KIA 공포증까지 얹혔다

입력 2017-06-14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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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안에서는 “2016년 NC 상대로 몇 승만 더했어도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해 롯데는 NC 상대로 1승15패라는 상식을 넘어서는 참패를 당했다. 롯데가 66승78패를 했고, 5위 KIA가 70승73패1무였다. 롯데가 NC에 5경기만 더 이겼어도 상황은 바뀔 수 있었다.

이런 트라우마를 안고, 2017시즌에 들어선 롯데는 NC 상대로 여전히 열세(3승6패)다. 사직구장에서는 여전히 1번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NC 포비아’도 아직 치유되지 않았는데 ‘KIA 공포증’마저 롯데를 덮치고 있다. 13일까지 1승6패다. 롯데가 승률 5할(29승32패) 아래에 있는 치명적 사유 중 하나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내상은 더 심각하다. 5월5일 사직 첫 대결부터 꼬였다. 연장 10회까지 가서 3-5로 졌다. 연장 10회초 KIA가 2점을 얻었을 때, 무사 1·2루 KIA 서동욱의 번트가 1루에서 논란의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비디오판독까지 갔음에도 이 판정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어쨌든 롯데는 석연찮게 패했다. 그렇게 흐름을 놓친 뒤 6일 KIA 임기영(7이닝 무실점, 0-3 패배)에게 당했다. 7일은 3-2로 앞서던 8회초 3루수 김동한의 실책이 치명상을 입혔다. 이범호의 동점 2루타에 이어 서동욱에게 2점홈런을 내줬다.

5월26일 광주에서 애디튼이 양현종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가까스로 1승을 챙겼다. 4연승의 상승세였다. 그러나 27일 뭇매를 맞고 대패(7-15)했다. 그 다음 28일은 연장 11회 윤길현이 고의4구로 고른 KIA 최원준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그리고 롯데는 13일 에이스 박세웅을 올리고도 신인 박진태를 투입한 KIA에 7-10으로 졌다. 1-5로 밀리던 흐름을 7-6으로 뒤집고도 8회 2사 후 동점타를 맞았다. 그리고 9회 3점을 더 잃어 무너졌다.

이렇게 반집 차 패배가 쌓인다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팀이 지닌 저력에서 갈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관건은 기세 자체가 꺾이지 않고, 어떻게 계기를 만드느냐다. ‘특정 팀에 대책 없이 약하다’는 인식의 전환 없이 롯데의 가을야구는 멀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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