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가 떴다] 안용준·베니 “알콩달콩∼ 서로를 인정하니까 싸울 일 없죠”

입력 2017-06-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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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준·베니 부부는 연애시절까지 6년이 넘는 시간을 만나왔다. 아직도 신혼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서로를 이해한다기보다 인정해서” 가능한 일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친구처럼 늙어가는 노부부가 되는 게 부부의 꿈이다. 김민성 기자 marine@donga.com

■ 매일매일 꿀 떨어지는 3년차 스타 부부 안 용 준·베 니

연기자 안용준(30)과 가수 베니(39)는 3년차 부부다. 2015년 9월19일 결혼해 매일 연애하는 기분으로 신혼을 즐기고 있다. 친한 친구와 소꿉놀이를 하듯. 연애 시기까지 포함하면 6년이 넘지만 아직도 두 사람의 얼굴에는 사랑이 넘친다. 요즘 시쳇말로 ‘꿀’이 떨어진다. 신혼집을 처음 마련했을 때는 마치 “팬션에 놀러 온 것 같았다”는 이들은 자신들의 직업 특성상 새벽까지 깨어있는 시간이 더 많아 날이 밝을 때까지 놀기 바쁘다. 싸울 틈이 없단다. “다 한 때다. 조금 더 잘 살아보라”는 질투 섞인 말에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은 “닭살 주의”라는 반응을 보낸다. 19일 서울 신사동의 한 펍에서 만난 이들은 “우리가 만난 지 오늘로 딱 2000일이 되는 날”이라고 자랑했다. 인터뷰 장소 역시 연애 때부터 하루걸러 찾던 곳으로 이들의 추억이 곳곳에 묻어 있다.


● 연기자 남편 안용준
만난 지 2000일…지금도 연애하는 기분이죠
작은 누나가 아내 1년 후배…첫 만남서 진땀
요리는 내 담당…밥상 차려놓고 아내 기다려

● 가수 아내 베니
삐칠지언정 싸우진 않아…잘못은 바로 사과
곡 나오면 맨 먼저 컨펌…일할 때만큼은 냉정
남편 점수? 변기뚜껑 잘 안 닫아 99점 줄래



-2000일이라고? 첫 만남을 생생히 기억하겠다.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며)다들 하는 말이 있지 않나, 지인들 모임! 우리도 그렇게 만났다. 하하! 미용실 모임이었다. 둘 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주시는 분이 같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파티를 했다. 서로의 지인을 통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점차 만나는 횟수도 많아지고, 술도 마시며 자주 어울리면서 잘 통한다는 걸 느꼈다.”(안용준)


-그러다 결혼을 하게 된 건가.

“연애를 하는 4년 동안 정말 시간이 빨리 갔다. 결혼도 그렇게 흘러가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결혼을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결혼식장에 입장해 있더라.”(안용준)


-결혼하니 어떤가.

“‘좋다’는 표현 밖에 더 이상 단어가 없다. 평생 내 편이, 내 가족이 생기는 거다. 그 힘이 굉장히 크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른들은 같이 있으면 좋고 편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나. 우리가 딱 그렇다.”(베니)


-결혼하고 나서 달라진 게 뭘까.

“변한 건 없다. 계속 연애하는 것 같다. 동사무소에 갔을 때 결혼한 걸 실감한다. 혼인신고 할 때 서명이나 사인을 하지 않나. 결혼을 준비하면서 계약서에 워낙 많은 사인을 해왔으니까 그때도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 등을 떼면 우리 이름이 나란히 올라와 있는 걸 보고 설레었다.”(안용준)

두 사람은 최근 양가 부모와 함께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한 ‘사돈끼리’에 출연했다. 당시 방송에서 안용준의 어머니는 며느리가 아들보다 나이가 많은 것을 우려해 결혼을 반대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어머니는 나이 어린 아들이 먼 훗날 밖으로 돌지 않을까 걱정했다. 주위에서도 두 사람의 나이차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과 호기심 어린 관심을 동시에 드러내곤 한다. 베니는 “그런 시선이나 생각이 이해되지 않았다.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서로 좋아서, 평생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닌가, 나이라는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이차로 인한 불편함이 없다는 말일까.

“전혀! 결혼 전에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서른세 살에 남편을 처음 만났다. 20대인 남편은 한창 때가 아닌가. 나는 남들만큼 연애를 해봤는데, 남편은 그렇지 못했으니까. 하하!”(베니)


-안용준의 둘째 누나와 베니가 친구라고.

“우리 때문에 족보가 꼬였다. 작은 누나와 아내가 동갑이다. 게다가 아내가 빠른 년생이라 작은 누나보다 1년 선배다. 그것도 같은 고등학교! 처음 만난 자리에서 진땀 꽤나 흘렸다. 지금은 둘도 없는 ‘베프’가 됐다.”(안용준)


-서로 어떻게 부르나.

“내가 나이가 많다고 ‘용준아’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연애할 때도 안 그랬다. ‘여보’라고 부른다. 결혼하고 한동안 ‘자기야’라고 불렀다. 서로 기분 좋으면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부르기도 하고. 주위에서 여러 차례 지적을 해주더라. 결혼했는데 호칭을 정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한 달 정도 ‘여보’라는 호칭을 어색해도 더 쓰려고 했다.”(베니)


-연기자 안용준이 봤을 때 가수 베니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 그런가, 노래 실력은 정말 최고다. 감수성도 뛰어나고. 아내로서도 최고다. 결혼하기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가 생긴 기분이다. 가족들도 운명이라고 하더라. 가족의 한 사람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으니까. 무엇보다 가족들에게도 정말 잘 한다. 아내의 곡 중에 ‘느리게 걷기’를 가장 좋아한다. 내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아등바등 살고 싶지 않다. 우리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건강할 때 조금 더 많이 느끼고 현재 감정에 충실하자고 뜻을 모았다.”


-몇 점짜리 아내인가.

“당연히 100점!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 모자란 부분을 다 채워준다.”


-베니가 볼 때 안용준은?

“남편이 오디션 준비하거나 촬영을 시작하면 내가 더 바빠진다. 대본도 같이 읽으면서 호흡을 맞춰주고, 캐릭터도 함께 분석한다. 일까지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행복하고 신난다. 남편은 옆에서 대본을 읽고, 나는 그 옆에서 곡 작업을 하고 흐뭇하다. 그러니까 결혼하는 거다. 하하! 남편에 대한 점수를 굳이 매기자면 1점 빼서 99점. 사소한 거지만 화장실 변기뚜껑을 잘 닫지 않는다.”

안용준과 베니에게 각각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가운데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씩 골라 보여 달라고 했다. 베니는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왼쪽 사진)을, 안용준은 장난기 넘치는 두 사람의 표정이 담긴 사진(아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제공 | 안용준·베니



-친구처럼 ‘알콩달콩’하며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서로 삐치는 건 있어도 싸움은 없다. 싸울 일은 어느 한 쪽이 잘못해서 생기는 거다. 우리는 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생활패턴이나 좋아하는 성향까지 비슷하다.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가 아니라 인정하는 관계다. 서로를 인정하니까 싸울 일이 없는 것 같다.”(베니)


-서로 하는 일이 있어 집안 살림이 걱정되기도 한다.(베니는 현재 세종대 실용음악과 강사로 나가고 있다)

“철저히 가사를 나눈다. 요리는 내가 맡는다. 아내가 출근하고 퇴근하면 밥상을 차려놓고 기다린다. 빨래도 도와준다. 내가 일을 할 때면 아내가 도맡아하는 식이다.”(안용준)


-요리를 잘 한다고.

“아내에게 세프라는 칭찬을 들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결혼해서 아내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당장 해줄 게 없더라. 요리프로그램을 보면서 하나씩 만들어보고, 그게 쌓이다보니 선물 아닌 선물이 되더라.”


-활동 영역이 다르면 생활 패턴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조만간 새 음반을 내려고 곡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늦게 일어나게 된다. 같은 시기에 남편도 일을 하게 되면 생활 자체가 뒤죽박죽된다. 그렇다고 누가 더 힘들다고 투정부리지 않는다.”(베니)


-작업할 때 서로 도움을 주는 편인가.

“서로에게 가장 마지막 관문이다. 하나의 곡이 나오면 제일 먼저 남편에게 들려주고 컨펌을 받는다. 남편도 오디션 대본을 받으면 나한테 가장 먼저 심사를 받고. 가장 냉정하게 얘기해준다. 그게 서로에게 좋다. 좋게 포장하면 둘이 있을 때만 좋은 거지. 일할 때만큼은 서로가 냉정해진다.”(안용준)

안용준은 5월 초 베니가 3년여 만에 선보인 신곡 ‘하루 끝에서’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곡도 안용준이 먼저 베니에게 “방학이라고 쉬지 말고 곡을 만들라”고 해 작업 중이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쿵짝’이 잘 맞는 두 사람은 조만간 집 앞에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오픈할 계획이다. 둘 다 아침까지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고민하다 ‘우리가 차리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프랜차이즈처럼 거창한 게 아니다. 좋은 재료로 소량으로 아침에만 판매할 거다. 요즘엔 그 생각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다.”


-2세 계획은 아직 없나.

“계획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빨리 가져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생기면 너무나 큰 축복이다. 그렇기에 숙제하듯 의무적으로 하고 싶지 않다는 거다.”

두 사람은 결혼 5년 주기마다 ‘리마인드’ 웨딩을 하자고 약속했다. 그 첫 번째로 신혼여행지였던 이탈리아 남부 한 해변가에서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안용준은 베니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나에게 ‘촛불’ 같은 존재”라고 했다.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빛이 되어줬고, 케이크 위에 촛불처럼 함께 기뻐해준 유일한 사람이다.”

많이 풍족하지 않아도 지금처럼 손 꼭 잡고 한 곳을 바라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런 아내는 “남편의 건강이 가장 걱정이다”며 “무엇을 하든 자신부터 챙기면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안용준

▲1987년 11월22일생 ▲2006년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졸업 ▲2006년 드라마 ‘사랑과 야망’으로 데뷔 ▲드라마 ‘주몽’, ‘내사랑 못난이’, ‘경성스캔들’, ‘칼잡이 오수정’, ‘전우’, ‘신의퀴즈2’, ‘몬스터’ ‘전우치’ 등 ▲영화 ‘현의 노래’, ‘남자사용설명서’, ‘킹콩을 들다’ 등


● 베니

▲1978년 2월11일생 ▲2016년 중앙대 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석사 수료 ▲2004년 상상밴드 1집으로 데뷔 ▲2008년 솔로1집 발표 ▲2009년 상상밴드 ‘Acoustic Diary’ ‘Melody Picnic‘ ▲2011년 드라마 ‘레이싱퀸2’, ‘빅’ OST 등 다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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