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초동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동아일보DB
검찰 조사 시작되자 대국민 사과문 발표
보복 출점 지적 이천점·동인천역점 폐점
보복 출점 지적 이천점·동인천역점 폐점
갑질 논란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MP그룹 회장)이 26일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검찰 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 잘못으로 검찰 수사에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지난 28년동안 미스터피자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가족점(가맹점)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미스터피자는 한 개인의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까지 국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대표 외식 브랜드다. 앞으로 상생협력을 기본으로 한 투명경영기업으로 다시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보복 출점으로 지적된 미스터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을 즉각 폐점하고, 자재 공급에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와 가족점 대표, 소비자 대표로 이뤄진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방안을 강구,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경영쇄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MP그룹과 정 회장은 치즈 등을 가맹점에 공급·판매하는 과정에서 측근 명의의 중간 유통사를 끼워 넣어 납품 단가를 부풀린 것과 탈퇴한 가맹점 점주들에게 보복하기 인근에 직영점을 열어 가격 할인 공세를 했다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의 조사를 받고 있다.
중간 유통사는 정 회장 동생의 처제(55)가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질적 운영은 정 회장 동생(64)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명목상의 중간유통사를 통해 만들어진 자금이 경영진의 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정우현 회장은 압수수색과 출국 금지조치가 내려지자 여론 악화를 의식해 곧바로 회장직에서 사퇴했지만, 그동안 각종 갑질과 경비원 폭행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어온 MP그룹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MP그룹 경영은 최병민 대표이사가 맡게 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