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화, 330만달러 듀오 공백을 어쩌나

입력 2017-06-27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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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사면초가다. 가뜩이나 선발진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실질적인 에이스가 이탈했다. 사실상 ‘외국인투수 듀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이상 34) 없이 남은 전반기를 버텨야 하는 형국이다. 비야누에바는 150만달러(약 17억원), 오간도는 180만달러(약20억4000만원)를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이들 2명의 몸값만 해도 총 330만달러로 LG(330만달러)와 함께 KBO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수치다. 션 오설리반을 퇴출하고 제이크 브리검을 데려와 총 4명의 외국인에게 몸값을 지불한 넥센(310만달러)보다 많은 금액을 비야누에바와 오간도에게 지불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상황이 반가울 리 없다.

비야누에바는 26일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결과 오른쪽 팔꿈치에 염증이 발견돼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예상 재활기간은 2~3주. 그러나 4월28일 올 시즌 처음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을 때와 같은 부위의 부상. 엄밀히 말하면 통증 재발이다.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10일 복사근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오간도의 예상 재활기간도 최대 5주다. 전반기 내 복귀는 사실상 어렵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뒤에 (오간도를) 1군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로선 창졸지간에 원투펀치를 모두 잃은 셈.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의 사정을 보면 이들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선발진 재정비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26일까지 한화의 선발투수 방어율은 5.23(361.1이닝 210자책점)으로 9위, 선발승(17승)은 8위다. 선발투수의 승패마진(17승29패)이 -12로 리그에서 2번째로 좋지 않다. 여기에 비야누에바와 오간도의 합산 방어율(3.06·129.1이닝44자책점)과 승수(7승)를 빼면 성적은 급격히 나빠진다. 선발방어율이 6.44까지 치솟는다. 이들 2명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현재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선발진 가운데 6승을 거둔 배영수를 제외하면 선발승을 경험한 이는 김재영(1승)이 유일하다. 3승을 거둔 이태양은 부진으로 25일 1군에서 제외됐다.

반전카드도 눈에 띄지 않는다. 외국인투수가 모두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토종 선발진의 힘으로 버티던 넥센과는 사정이 다르다. 이상군 대행체제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한 13일 이후 불펜방어율 1위(3.86)를 달리고 있지만, 같은 기간 선발방어율(8.73)은 9위다. 평균 소화이닝도 4.1이닝에 불과하다.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이 기간에 홈런(26개)과 타점(86타점) 1위를 기록 중인 타선의 힘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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