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선수 선발에 막강한 영향력 ‘한국축구 브레인’

입력 2017-06-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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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이 15일 파주 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놓고 회의하고 있다. 기술위는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뿐 아니라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중장기계획 수립 등 기술 분야의 다양한 문제를 결정하는 기구다. 스포츠동아DB

■ 대표팀 감독 선임권 지닌 기술위원회

기술지원은 물론 한국축구 청사진 마련
축구협회 7개 분과위 중 주목도는 최고
협회장 뜻 반영? 기술위 결정 안 뒤집혀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이 신임 기술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의 결정적 키를 쥔 기술위원회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위원회란 명칭이 처음 등장한 때는 1991년이다. 대표팀 감독은 한때 협회 이사회와 상비군 관리위원회에서 뽑았지만, 1991년부터는 기술위원회에서 선임하고 있다. 1990년부터 상비군 관리위원장을 맡았던 허승표 씨가 초대 기술위원장이었다. 국가대표 전임감독제가 처음 도입된 1992년 김호 감독을 선임한 것도 기술위원회였다. 허승표 위원장이 이끌던 기술위원회는 그해 7월 8일 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김호 감독의 선임을 결정했다.


● 역대 기술위원장들은?

초대 허승표 위원장 이후 최근 울리 슈틸리케 전 A대표팀 감독과 동반 퇴진한 이용수 위원장까지 그동안 기술위원장을 거친 인물은 모두 14명. 그 중 2명은 2차례씩 기술위원장을 지냈다. 이회택 위원장이 2004∼2005년과 2008∼2011년 중책을 맡았고,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이용수 위원장은 2014브라질월드컵 참패 이후 복귀했지만, 이번에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물러났다.

기술위원회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기술위원장을 지낸 인물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허승표 위원장 이후 차경복∼박경화∼문정식∼김정남∼조중연∼남대식∼노흥섭∼이용수∼김진국∼조영증∼이회택∼이영무∼이회택∼황보관∼이용수 등 한국축구의 쟁쟁한 인사들이 기술위원회를 이끌었다.


● 기술위원회의 역할은?

기술위원회는 대회·심판·공정·국제·의무·윤리위원회 등 협회 내 7개 분과위원회 중 하나지만, 한국축구의 ‘브레인’ 역할을 하기에 다른 위원회들에 비해 훨씬 주목받는다. 각급 대표팀 지도자와 선수 선발에 대한 추천·자문 기능을 맡는 기술위원회는 단기적으로는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기술적 지원을 담당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축구 발전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위원장은 협회 총회의 위임을 받은 회장이 직접 임명하게 돼 있다. 기술위원은 위원장이 추천하면 회장이 위촉한다. 이용수 위원장 시절 기술위원회는 협회 기술연구전임인 최영준 부위원장 등 11명의 위원을 뒀다. 직전 황보관 위원장 시절 6명으로 구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았다. 협회 정관에 ‘약간 명’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어 기술위원의 수는 탄력적이다. 김호곤 위원장은 가능하면 이번 주내로 기술위원 임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술위원회 구성원 모두 보수를 받지 않는다. 다만 회의 등 출석에 대한 여비 등 실비는 지급된다.


● 대표팀 감독 선임은 전적으로 기술위원회의 권한일까?

대표팀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추천하고, 회장(이사회)이 승인해 임명된다. 기술위원회는 추천권을 갖고, 최종결정권은 회장이 행사하는 구조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술위원회의 결정을 회장이 뒤집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선임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기술위원회의 결정이 ‘회장의 뜻’에서 정말로 자유롭냐다. 한 축구인은 “기술위원회의 결정이 회장의 뜻을 100% 반영한다고 볼 순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며 “운용의 묘이자, 일종의 ‘이심전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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