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승 헥터, 선동열 이후 타이거즈 20승투수 정조준

입력 2017-07-0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외국인투수 헥터가 1990년 선동열 이후 타이거즈 20승 투수에 도전한다. 1986년 선동열의 24승 기록도 넘어설 기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 시즌 KIA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여기저기 신기록 행진에 너도나도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올 시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외국인 에이스 투수 헥터 노에시(30)다. 해태 시절이던 1990년 선동열 이후 명맥이 끊긴 타이거즈 20승 투수로 27년 만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헥터는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선발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6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9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가볍게 승리투수가 됐다. KIA의 불방망이는 이날도 멈추지 않고 15점을 생산해 7연속경기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기록인 1929년 뉴욕 자이언츠의 6연속경기를 넘어섰다. 헥터는 올 시즌 최소인 1개의 삼진만 기록했지만, 여유로운 피칭 속에 또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헥터는 올 시즌 13연승 무패를 기록하며 다승 단독 1위를 질주했다. 헥터는 이미 몇몇 부문에서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최종 등판인 10월2일 광주 kt전 승리까지 포함해 14연승 행진인데, 이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역대 투수 최다연승 신기록이다. 전설의 투수 선동열도 2차례 13연승을 올린 것이 최고기록이었는데, 이를 뛰어넘었다. 아울러 14연승은 2014년 넥센 앤디 밴헤켄이 작성한 KBO리그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연승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KIA 헥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연승도 연승이지만, 현재 승수쌓기 페이스가 무섭다. 16경기에 등판해 13승을 기록했는데, 산술적으로 보면 시즌 최종전까지 23~24승 정도를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갑자기 승운이 막히고, 부상 등 돌발변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헥터의 투구와 KIA 타선 분위기라면 적으로 7승을 추가해 20승을 돌파하는 것은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만약 헥터가 20승 고지를 밟는다면 이는 1990년 선동열 이후 타이거즈 역사상 27년 만의 일이 된다. 해태와 KIA로 이어지는 타이거즈 역사에서 한 시즌 20승 투수는 총 4차례 나왔는데, 최초의 주인공은 첫 우승을 차지한 1983년 20승을 올린 이상윤이었다. 이후 선동열이 3차례 달성했다. 선동열은 1986년 24승과 함께 0점대 방어율을 작성했는데, 이는 타이거즈 역대 한 시즌 투수 최다승 기록이기도 하다. 이어 1989년 21승, 1990년 22승으로 2년 연속으로 달성한 바 있다.


한편 타이거즈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승은 2002년 마크 키퍼의 19승이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으로 보면 최다승은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와 지난해 두산 더스틴 니퍼트의 22승. 그리고 2014년 20승을 올린 밴헤켄까지 20승은 3명만 달성한 바 있다.

승리를 부르는 헥터의 승수사냥은 어디까지 진행될까. 우선 키퍼를 넘어서면서 타이거즈 역대 외국인 최다승과 최초 20승이 눈앞의 목표다. 이어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타이거즈 역대 최다승인 1986년 선동열의 24승 신화까지 넘볼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지금처럼 KIA 타선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인천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