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소지섭. 스포츠동아DB
반한류 위험에도 출연한 스타들 응원
배우 소지섭과 송중기가 건강한 팬덤을 이끌어내면서 긍정적인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26일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 개봉을 앞둔 두 배우는 작품의 내용과 의미를 알리는 분주한 활동에 돌입했다. 동시에 이들의 팬들 역시 기부를 통해 배우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영화 티켓을 대량으로 구입해 스타를 응원하는 단순한 방식을 뛰어넘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나아가 팬덤의 지향점이 될만한 ‘좋은 예’로 주목받고 있다.
‘군함도’는 해방 직전인 1945년이 배경이다. 각기 다른 이유로 일본 남단 하시마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 400여명의 이야기로, 일제의 폭압을 그리는 과정에서 강제징용과 더불어 조선인 위안부 문제도 다룬다.
이 같은 영화의 메시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소지섭과 송중기의 팬들은 배우들의 촬영 시작을 기념해 지난해 말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각각 성금을 기부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가 참여하는 작품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동시에 그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힘을 모은 것이다.
소지섭·송중기의 팬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봉을 앞두고 또 한 번 자발적 행동을 준비 중이다. 일제강점기에 자행된 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먼저 송중기의 국내외 팬들은 ‘군함도’ 개봉에 맞춰 ‘팬연합’을 결성한 뒤 이달 초 1200만원을 모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전달했다. 동시에 시민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민족문제연구소에도 후원금 보냈다.
소지섭 팬클럽 역시 ‘군함도’의 의미에 공감하며 개봉일에 맞춰 기부를 계획 중이다. 앞서 모금액수와 방식, 기부처 추천을 결정하는 투표를 3차례에 걸쳐 진행한 팬들은 20일까지 기부처를 최종 확정하는 투표를 벌인다.
소지섭과 송중기 팬덤의 이 같은 ‘행동’에는 여러 어려움을 감수하고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의 ‘용기 있는 선택’을 응원하려는 의미가 있다. 일본을 주요 활동무대로 삼는 두 배우는 ‘군함도’ 출연을 계기로 ‘반한류’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일본 우익세력은 ‘군함도’를 향해 불쾌한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본 근대화의 상징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시마(군함도)를 영화에서는 강제징용의 폭력이 자행된 곳이자 ‘지옥섬’으로 묘사한 것에 반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군함도’를 통해 우리가 겪은 아픈 역사를 적극 알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