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1986 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손으로 공을 상대 골대로 밀어 넣었다. 논란이 대단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VAR이 도입된 지금, 마라도나는 “지금의 기술이 존재했다면 그 골은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멋쩍은 반응을 보인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마라도나는 7월 26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과 나눈 인터뷰에서 축구계에 도입된 비디오판독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s)을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86멕시코월드컵에서 자신이 불러일으킨 논란을 언급하며 “만약 VAR이 당시에도 존재했다면 신의 손 득점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장면은 1986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8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앞선 후반 9분 마라도나는 상대 골키퍼와 경합을 벌일 때 헤딩을 하는 척 하면서 왼손으로 공을 건드려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중계화면 상으로는 핸들링 반칙이 명백했지만 당시 심판진이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 추가골은 인정됐다. 마라도나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그 골은 내가 아닌 신의 손이 넣었다”고 말해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4강과 결승에서 벨기에와 서독을 차례로 꺾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의 손 득점과 같은 논란의 장면은 보기 힘들게 됐다. VAR이 도입되면서 오심이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라도나는 “VAR 도입에 지지를 표할 때마다 그 장면을 떠올리곤 한다. 만약 당시에 이러한 기술력이 존재했더라면 그 골은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90이탈리아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 사례를 들며 “그간 몇 차례 오심이 월드컵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이제는 모든 것을 바꿀 때”라고 역설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