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1위·OPS10위 김선빈의 위대함

입력 2017-07-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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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타격 1위 ‘교타자’ 김선빈
거포의 영역 OPS도 리그 10위


시즌 ‘타격왕’은 홈런 1위, 타점 1위가 아닌 타율 1위가 갖는 매우 영광스러운 이름이다. 타율은 타자의 능력을 수치화하는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첫 번째 항목이다. 그러나 타율은 팀 공헌도를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3할3푼 타자보다 2할8푼 타자가 팀 승리에 훨씬 더 큰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확률의 기록이기 때문에 3할 타자보다 2할 후반 타자가 때론 안타와 타점을 더 많이 기록하기도 한다.

야구기록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타자의 능력과 팀 공헌도를 쉽고 빠르게 표현한 기록이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다. 타점과 홈런은 개인의 역량에 앞 타자의 역할도 중요한 숫자다. OPS도 팀 타순에 영향을 받지만 개인적인 능력을 담으면서 팀 공헌도도 표현한다. 여전히 타자가 타석에 설 때 야구장 전광판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숫자는 타율이지만 연봉협상 때는 OPS가 더 중요한 이유다.

KIA 김선빈(28)은 26일까지 91경기에서 309타수 119안타로 타율 0.385를 기록 중이다.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50경기 이상이 남아있지만 역대 타격왕과 비교해도 매우 뛰어난 성적이다.

만약 김선빈이 0.384의 타율로 시즌을 마치면 1982년 백인천(MBC·0.412), 1994년 이종범(해태·0.393), 1987년 장효조(삼성·0.387)에 이은 역대 4번째 시즌 타율을 기록하게 된다.

25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KIA 9회말 2사 1루에서 9번타자 김선빈이 동점을 만드는 극적인 좌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며 고장혁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러나 김선빈의 대단함은 타율 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3개 포함 9시즌 통산 홈런이 14개인 대표적이 교타자지만 올 시즌 무려 0.934의 높은 OPS를 기록 중이다. 리그 10위의 성적이다. 리그에는 단 17명의 타자만 OPS 0.9 이상을 마크 중이다. 17명 중 16명이 10개 이상 홈런을 기록했다. OPS가 정상급 타자의 기준인 0.9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출루율과 함께 높은 장타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타자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리그 타격 6위 넥센 서건창은 0.344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장타율이 0.443으로 OPS는 0.860이다.

김선빈이 단 3개의 홈런으로 리그 타율 1위와 OPS 10위에 오를 수 있는 배경에는 0.502의 높은 장타율이 있다. 김선빈은 리그 공동 2위인 25개의 2루타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 역시 볼넷이 많은 홈런타자가 유리하지만 김선빈은 리그 3위인 0.432의 출루율을 마크 중이다. 김선빈 보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는 팀 동료 최형우와 SK 최정 뿐이다.

김선빈은 타격 때 최대한 상체와 하체를 좁혀 스트라이크존을 작게 만든 후 특유의 강한 손목 힘을 활용한 타격을 하고 있다. 작은 체구를 장점으로 뒤바꿔 3할8푼 이상 타율과 0.9 이상 OPS를 동시에 기록하는 특급 타자로 팀 선두질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선빈은 “기록을 의식하기 보다는 매 타석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타율 1위에 대한 욕심은 없다.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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