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FIBA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21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막을 내린 2017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이 대회 3위에 오른 것은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당초 이란, 필리핀, 레바논, 중국 등의 라이벌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새롭게 아시아 그룹에 포함되면서 5∼6위권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보란 듯이 극복하고 전통의 강호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한국이 기대이상의 경기력과 결과를 만든 데는 허재(52) 감독과 김상식(48) 코치의 역할과 철저한 준비를 빼놓을 수 없다. 소집기간이 길지 않았고 선수들의 체력과 몸 상태를 고려해 훈련 강도도 낮춰야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훈련기간 동안 코칭스태프는 지역방어 훈련에 공을 들였다. 아시아컵에서 재미를 본 3-2지역방어(드롭존)와 2-3지역방어(매치업존)는 그 결과물이다. 훈련 때 아예 1대1 수비는 생략했다. 허 감독은 “맨투맨(1대1 수비)은 개인의 능력이다. 하루 이틀 훈련한다고 확 나아질 부분은 아니다. 도움수비 할 때 로테이션만 간단하게 맞췄다. 지역방어는 시간을 들이면 조직적으로 나아질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공격패턴도 단순화시켰다. 복잡한 패턴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빅맨들을 상대선수 차단용 스크리너로 활용해 패스 1∼2번에 슈터들의 외곽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간단한 패턴 위주로 준비했다.
높이에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포스트업 옵션은 과감하게 빼고 신장이 작은 팀을 만났을 때는 선수의 개인능력에 맡겼다. 대신 빅맨들에게는 중거리 슛, 스크린, 속공가담을 주문했다. 허 감독은 “높이로는 경쟁력이 없다. 외곽에서 우리의 강점이 있으니 공격은 외곽슛과 2대2 위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동아시안컵과 윌리엄존스컵 출전을 통해 경쟁력을 확인한 전준범(26·모비스), 허웅(24·국군체육부대), 임동섭(27·국군체육부대) 등 젊은 슈터들을 뽑아 한껏 활용했다. 이번 대회에서 허웅은 47.1%, 전준범은 46.7%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상대에게 비수를 꽂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