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비구름을 바라보는 두 감독의 시각차

입력 2017-09-06 18: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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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오후부터 내린 비로 인해 우천 취소됐다. 올시즌 첫 홈 경기 우천 취소인 SK는 지난해 8월 2일 삼성전이후 400일만에 취소됐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롯데-SK전이 예정된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는 이른 오후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에는 일찌감치 방수포가 깔렸고, 선수들은 덕아웃과 경기장 내부에서 제각각 몸을 풀었다. 철저한 대비가 이뤄졌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빗물이 그라운드 곳곳에 고인데다, 큰 비구름도 계속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악화되는 그라운드 조건 속에서도 우천취소를 생각하지 않았다. 바로 ‘천연 돔구장’ SK행복드림구장의 위력(?) 때문이었다. SK는 올 시즌 홈경기 우천취소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마지막 홈 우천취소는 2016년 8월 2일 삼성전이었는데, 이후 무려 399일 동안 정규시즌 경기를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역사적인 사건(?)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양 팀 감독의 비구름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분명 달랐다. 일정이 빡빡한 9월의 남은 일정을 고려할 때, 서로 계산하는 바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경기 강행 의지가 강했다. 그는 전날 롯데전 승리를 떠올리며 “우리보다 상위권 팀을 잡고 난 다음 곧바로 열리는 경기다. 좋은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으니 오늘은 꼭 경기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면 롯데 조원우 감독은 생각이 달랐다. 이동일과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공백을 고려하면 한 번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조 감독은 “비가 계속 내리는 것 아니냐? 이 정도면 취소가 되지 않겠나”라며 내심 우천취소를 기대했다.

경기 감독관은 오후 5시부터 그라운드를 세심히 살폈다. 이후 기상예보까지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했다. 결국 웃은 것은 롯데였다. 5시 20분에 올 시즌 처음이자 정확히 400일만에 SK행복드림구장의 우천취소가 결정됐다. 롯데는 이동일에 시간을 번 것과 더불어 선발로테이션 운영에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7일 삼성전에는 6일 선발로 예고됐던 박세웅이 그대로 등판한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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