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 강계리. 사진제공|삼성생명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경험 ‘큰 자산’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은 이미선(38·현 코치)의 은퇴 이후 포인트 가드에 공백이 생겼다. 2015∼2016시즌부터 확실한 포인트 가드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아직 완벽한 대타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지난여름 가드 포지션을 대대적으로 수술했다. 그랜드 디자인 구상이 있었다.
그래서 박소영(26)을 트레이드로 신한은행에 내줬고, 박태은(30)은 우리은행으로 떠나보냈다. 지난 시즌까지 포인트 가드로 뛴 선수 가운데 강계리(24)만 살아남았다. 사실상 팀의 중심이 됐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강계리를 중심으로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 가운데 적임자를 찾으려고 한다.
강계리는 주전 포인트 가드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 2016∼2017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31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평균 2.48점·1.19어시스트. 기록만 봐서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2015∼2016시즌까지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나쁜 기록도 아니다.
주전으로 맞이하는 2번째 시즌을 앞둔 강계리는 일본전지훈련에서 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수를 줄이고, 동료들과의 일치된 호흡을 만들어내기 위해 실전을 통해 머리와 몸이 기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삼성생명 강계리. 사진제공|삼성생명
강계리는 “지난 시즌 경기 출전시간이 많이 늘면서 내가 안 되는 부분이 뭔지 확실히 알게 됐다. 함께 뛰는 언니들이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는지를 알고 게임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전혀 못 봤다. 볼을 치고 넘어오고, 볼을 패스하기 바빴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왔다. 이어서 “지난여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선발됐는데 그 곳에서 동료들의 입맛에 맞는 패스를 주려 애쓰다보니 어느 정도 길은 보였다. 그런데 팀에 다시 돌아오니 길은 보이는데 생각했던 만큼 잘 되지는 않는다. 역시 프로는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래도 발전은 있었다. 이제는 실수 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몸과 머리로 느끼고 있다. 덕분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시간이 단축됐다.
“이전에는 그런 생각조차 못하고 다음 플레이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제는 패스미스를 하면 ‘아차 그게 아니라 다른 쪽을 봤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더 분발해야 한다”고 강계리는 힘주어 말했다.
여전히 실수의 부담감과 고민을 갖고 있다는 강계리는 “아직은 ‘패스하다가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남아있다. 플레이를 한 뒤에야 결과가 나오는데 하기 전부터 걱정하는 마음을 우선 떨쳐야 한다. 일본팀의 가드들은 움직임도 좋고, 군더더기가 없는 플레이를 했라. 이번 전훈에서 많이 배웠다. 팀 언니들이 나를 믿고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분발을 다짐했다.
나고야(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