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재일.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전체로 눈길을 돌리면 역대 1경기 최다타점의 주인공은 NC 박석민이다. 삼성 소속이던 2015년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2점, 3회 3점, 5회 만루홈런을 잇달아 쏘아 올리며 총 9타점을 쓸어 담았다. 솔로홈런까지 보탰더라면 사상 초유의 ‘사이클링 홈런’을 달성할 뻔했다.
박석민에 앞서서는 8타점이 이 부문 최고기록이었다. 삼성 정경배가 1997년 5월 4일 대구 LG전에서 연타석 만루홈런을 날리며 1경기 8타점의 신기원을 열었다. 이후 NC 에릭 테임즈가 2015년 5월 26일 마산 두산전에서 3연타석 홈런 끝에 정경배와 어깨를 나란히 할 때까지 모두 12명이 13번에 걸쳐 1경기 8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최주환이 2015년 9월 26일 잠실 삼성전에서 마지막으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에서 은퇴한 심정수는 현대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02년 7월 27일과 2003년 8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한화를 상대로 8타점을 뽑았다.
9타점의 박석민도, 8타점의 사나이들도 공통적으로 멀티 홈런으로 원맨쇼를 완성했다. 대포 없이는 오를 수 없는 고지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채로운 타자가 한 명 있다. 한화 이용규다. KIA 소속이던 2010년 7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타자일순하며 무려 10득점한 3회에만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3점포와 만루포를 연거푸 토해냈다. 이 경기 전까지 개인통산 홈런이 6개에 불과했던 소총수가 이날만큼은 그 누구보다 위력적인 대포병으로 탈바꿈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