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C인삼공사 알레나-현대캐피탈 바로티(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복수의 배구 관계자는 “두 선수가 사귀는 것이 맞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도 알 사람은 아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굳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애정을 표시하고 다니는 셈이다.
알레나는 2016~2017시즌 인삼공사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국에 들어왔다. 인삼공사가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픽했던 미들본이 임신을 해 교체되자 알레나가 영입됐다. 처음에는 미국 미스 오리건 출신인 미모로 눈길을 끌었는데 나중에는 배구 실력과 시원한 성격으로 호감을 샀다. 2016~2017시즌 인삼공사의 봄 배구(3위)에 큰 기여를 했고, MVP 투표에서도 이재영(흥국생명)과 끝까지 경쟁했다. 인삼공사와의 재계약까지 이뤘다.
한국 V리그 경험은 바로티가 먼저였지만, 하마터면 둘의 열애는 이뤄지기가 어려울 뻔했다. 2016~2017시즌 바로티의 소속팀 한국전력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바로티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이 탓에 한국전력과의 재계약이 불발됐다.
트라이아웃에 다시 참가했지만, 드래프트에서 막판까지 지명을 받지 못해 V리그에서 더 이상 뛰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그러나 마지막 지명권을 가진 현대캐피탈이 예상을 깨고 바로티를 선택했다. 그 덕분에 바로티는 한국에 남을 수 있었고, 알레나와의 인연 역시 이어질 수 있었다. 바로티의 국적이 헝가리인 점을 고려하면 원거리 연애는 쉽지 않을 수 있었다.
둘의 열애에 배구계는 기본적으로 관대한 시선이다. 성인들끼리 코트 밖에서의 만남은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오히려 그 덕에 두 선수의 동기부여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라고 바라봤다.
바로티는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없었음에도 동료들과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았다. 마침 첫 경기가 인삼공사-현대건설전이었다. 알레나의 득점이 나오면, 바로티는 ‘은근한’ 박수를 보냈다. 세상에 감출 수 없는 것이 재채기와 사랑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