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민의 절약 외길 25년…욜로의 중심에서 절약을 외치다

입력 2017-10-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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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생민이 근검절약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팟캐스트로 시작해 KBS 2TV에서도 방송하는 절약 노하우 전수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서이다. “돈은 안 쓰는 것”이라고 외치는 그는 데뷔 25년 동안 아끼고 아껴 저축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렇게 얻은 별명이 ‘통장요정’이다. 스포츠동아DB

‘절약 외길 25년’ 그 바탕엔 절실함 가득
고정 출연→고정 수입이 저축의 지름길
‘영수증’ 대박…쓸 땐 쓰는 ‘그레잇 인생’

절약 외길 25년, 그 끝에서 성공을 맛봤다. 방송인 김생민(44)은 송은이·김숙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비밀보장’의 코너로 ‘김생민의 영수증’을 방송하기 전부터 이미 근검절약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아왔다. 저축만으로 10년 전 이미 10억을 모은 사연도 유명하다. 성실한 성격은 절약정신의 바탕. ‘통장요정’이라는 별명은 그를 상징한다.

■ 김생민의 베스트 어록 5

“나는 나의 길을 물소처럼 꾸준히 갈 뿐이다.”
“작은 돈을 꾸준히 벌어라.”

“모두가 다 가는 길은 지름길이 아니다.”

“자기 자신만의 흔들리지 않는 규칙이 없다면 이 험한 세상을 우리는 살아 나갈 수가 없다. 룰 이즈 베리 임포턴트.”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누리꾼들의 반성 어록 5

“‘욜로’하다 골로 간다(죽는다).”

“가랑 돈에 통장 젖는 줄 모른다.”

“여행가고 싶을 땐 여행안내 책을 사자.”

“외식은 직장 회식을 이용하자.”

“먹고 돈 쓰고, 살 뺄 때 돈 쓰고, 안 먹으면 자동 다이어트 된다.”

● 절약의 이유 “절실함”

1992년 KBS 특채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생민은 같은 해 활동을 시작한 유재석, 조혜련이 개그프로그램에서 활약할 때 이렇다할 빛을 보지 못했다. 기회가 없던 건 아니다. 데뷔 초 KBS 2TV ‘한바탕 웃음으로’의 ‘봉숭아 학당’ 코너 출연 기회를 잡았다. 얼굴만 내밀어도 대부분 스타덤에 오르던 자리. 하지만 김생민은 “울렁증”을 겪었다고 했다. “스타가 될 확률이 88% 정도 되는 자리였지만 대사가 생각나지 않았고, 벼랑 끝에 매달린 기분을 느끼고 있던” 그에게 마침 아침 생방송 리포터 제안이 들어왔다. 그렇게 예능과 멀어지면서 ‘생계형 연예인’의 길에 들어섰다.

김생민의 절약 습관은 그 때 생겼다. 갓 데뷔한 1992년 월수입은 28만원. 쓰기도 빠듯한 돈을 아껴 적금을 붓기 시작했다. 절약과 저축의 이유로 그는 “절실함”을 꼽았다. 어릴 때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가정형편도 아끼는 습관을 갖게 했다.


● 프로그램 ‘20년 근속’은 기본

절약은 ‘성실함’의 다른 이름이다. 김생민은 한 번 출연한 프로그램은 보통 20년간 계속하고 있다. 성실하지 않다면 불가능한 일.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은 2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고, KBS 2TV ‘연예가 중계’ 리포터도 20년째다. 일반 회사원이라면 안식월을 넘어 안식년도 누렸을 법한 장기근속. 2001년부터 해온 SBS ‘TV!동물농장’도 어느덧 17년째다. ‘한 방’은 없지만 지속력만큼은 동급최강이다.

고정 출연에 따른 고정 수입은 저축의 지름길. 적금, 연금, 자유저축 등 분야별 통장을 10개 이상 갖고 있는 그는 “저축은 공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끼면 잘 산다’는 단순한 명제도 김생민을 대표한다. 2006년 결혼해 1남1녀를 둔 그는 서울 도곡동의 유명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며 주위 부러움도 사고 있다.

김생민이 만든 유행어 ‘스튜핏!’은 15년간 묵혀뒀다가 세상에 나온 단어다. 미국에서 자란 조카들이 자신의 개그에 전혀 웃지 않다가 영어 발음을 일부러 굴려 해보니 그제야 폭소를 터트린 기억을 간직해뒀다가 ‘영수증’에서 활용해 대박이 났다.

구두쇠지만 필요할 덴 쓴다. 특히 배우 정상훈과 얽힌 이야기가 유명하다. 김생민은 후배 정상훈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무명시절 그의 연극 무대를 빠짐없이 찾은 것은 물론 갈 때마다 10∼20만원이 담긴 봉투를 조용하게 건넸다. 정상훈은 “휴대전화도 없던 그 때는 정말 큰 돈이었다”며 “김생민 형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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