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레일리, 퇴출위기에서 롯데 구세주로 떠오르다

입력 2017-10-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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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레일리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사직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외국인 좌완 브룩스 레일리(29·롯데)는 2017년 전반기 퇴출 위기에 몰렸다. 2015년 KBO리그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래 최대 위기였다. 롯데 제1선발로 기대 받았음에도 정작 전반기 17경기(98.1이닝)에서 6승7패 방어율 4.67이었다. 부상이 아님에도 2군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롯데는 고심 끝에 레일리가 아닌 또 한 명의 외국인 좌완 닉 애디튼(2승7패 방어율 5.91)을 퇴출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후반기 레일리는 ‘다른 투수’가 됐다.

후반기 13경기(89이닝)에서 7승 무패 방어율 2.83의 무적의 투수로 변신했다. 6월 24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연승으로 2017시즌(13승7패)을 마쳤다. 레일리는 롯데의 3위 확정 경기이자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3일 사직 LG전도 책임졌다.

그리고 롯데가 위기에 처한 9일 NC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등판해 다시 한번 팀을 구했다. 8일 1차전을 연장 11회 총력전 끝에 패한 롯데는 레일리가 무너지면 준PO 전체가 위태로웠다.

팀의 명운을 어깨에 지고, 마운드에 오른 레일리는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회초부터 NC 첫 타자 박민우 타석 때 2루수 실책이 나왔음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3회 2사 1·2루 등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점수는 내 주지 않았다. 4회까지 투구수가 72구에 달했음에도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꾸준히 시속 143~145㎞를 찍었다. 투심 패스트볼의 구속도 포심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여기에 130㎞대 체인지업, 120㎞대의 커브가 곁들여졌다.

왼 다리 유니폼이 찢어진 채로 피를 흘리며 강판된 레일리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상처 부위를 3바늘 꿰맸다. 사직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회 1사까지 레일리는 4안타 1사구를 내줬으나 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승리투수의 요건을 채웠다. 6회 첫타자 NC 나성범을 2루 땅볼로 잡을 때 부러진 방망이에 왼 발목을 맞아 불의의 강판을 당했다. 레일리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진단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고 출혈 부위에 3바늘을 꿰맨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 필승 불펜진(박진형~조정훈~손승락)은 레일리의 호투를 헛되이 만들지 않았다.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1-0 승리를 지켜냈다. 선발승을 얻은 레일리는 준PO 2차전의 데일리 MVP가 됐다. 비록 검진을 받느라 수훈선수 인터뷰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타이어뱅크 100만원 타이어 교환권을 부상으로 얻었다.

5년만의 가을야구에서 롯데는 사직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었다. 조 감독의 커리어 첫 포스트시즌 승리이기도 했다. ‘디테일이 약점’이라고 지적 받았던 롯데가 1-0으로 이길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승리 자체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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