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왼쪽)이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단 훈련에 앞서 그라운드에 나와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KS 개막을 사흘 앞두고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점검하고 있는 김기태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헥터 노에시를 준비하고 있느냐”고 묻자 김 감독은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KS 파트너는 21일 두산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KIA는 본격적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KS 대비 훈련에 집중했다. 가장 큰 관심은 KIA의 마운드 구성이다. 이번 PO에서 두산의 화력을 확인한 터라 KIA로선 마운드가 버텨야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와 큰 차이가 있겠느냐”며 준비한 마운드 구상을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선발투수. 이에 대해 일단 1차전 헥터, 2차전 양현종, 3차전 팻딘, 4차전 임기영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차전에 헥터가 나서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다. 양현종이 두산전에 다소 약한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 20승6패 방어율 3.44를 기록했는데, 두산전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1승1패에 방어율 6.17(11.2이닝 9실점 8자책점)로 썩 좋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두산전에서는 1승2패에 6점대 방어율(6.50)로 부진했다. 헥터는 올 시즌 20승5패, 방어율 3.48의 성적표를 받았는데 두산을 상대로는 3승1패, 방어율 4.06을 기록했다.
KIA 김기태 감독(왼쪽)이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투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김 감독이 가장 고심한 부분은 팻딘의 활용이었다. KIA의 최대 약점은 불펜. 그래서 팻딘을 3차전 선발 대신 2차전과 3차전에 두 번째 투수로 대기시키는 방안도 고려했다. 양현종과 팻딘을 묶어 2차전에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었다. 최근 팻딘의 컨디션도 좋아 최대한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무래도 실패했을 때 후유증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에 팻딘은 3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4차전에 대해서는 “일단 임기영을 선발로 준비하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좀 달라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KS 엔트리 구상도 밝혔다. “투수는 12명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했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2명 더 늘어났다. 지난해엔 28명 등록에 28명 출장이었지만, 올해는 30명 등록에 28명 출장이다. KS는 7차전까지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투수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투수를 13명 등록했다.
그러나 KIA 마운드를 놓고 보면 인원만 1명 더 늘린다고 해서 사실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현재로선 선발 4명에 홍건희 임기준 심동섭 박진태 고효준 김윤동 임창용 김세현이 불펜요원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사실 김 감독이 투수를 12명, 야수를 18명으로 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김선빈과 이명기의 발목 상태 때문이다. 김선빈은 21일 홍백전에 출장한 뒤 발목이 부어올라 22일 훈련에 빠진 채 병원에서 검진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KS에서 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명기 역시 아직 발목이 완전하지는 않은 상태다. 대수비와 대주자 등이 더 필요할 수 있다. 김 감독도 “그래서 투수보다는 야수를 1명 더 활용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