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미디어데이가 24일(화)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두산 김태형 감독, 유희관, 오재일과 KIA타이거즈김기태 감독과 양현종, 김선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미디어데이가 24일(화)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KIA 김기태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김태형 VS 김기태 감독들의 난타전
보통 미디어데이에서는 상대를 배려하느라 말조심을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딱딱하거나 재미가 없지만, 이날은 달랐다. 양 감독이 시작부터 말펀치를 주고받으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사회자가 김태형 감독에게 ‘플레이오프(PO)를 치른 소감부터 말해달라’고 하자 “한국시리즈 갔는데…”라며 웃더니 화끈하게 “두산팬 여러분께 3연패를 약속드리겠다”고 선제공격을 했다. 후배인 김기태 감독은 “한 팀이 앞서가면 안 되니까 우리가 막아보겠다”며 반격했다.
미디어데이가 광주에서 열리면서 방청객들이 거의 다 KIA 팬들로 구성됐다. KIA 쪽에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응원과 박수가 쏟아지자 김태형 감독은 “오늘 KIA 미디어데이인 것 같다”면서 “두산 팬 손들어 달라”고 즉석에서 요청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너무 편파적이다. 두산 팬들은 방송을 통해 보실 거라 믿는다”고 말하자 오히려 KIA 팬들이 김태형 감독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양 팀 1차전 선발투수에 대해 김태형 감독이 “에이스라 당연히 니퍼트다”고 답하자 김기태 감독은 “우리는 양현종도 에이스지만 키 순서로 정했다”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차전 헥터, 2차전 양현종을 의미했다.
‘상대팀에서 미출전 선수를 1명 선택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김기태 감독을 안 봤으면 좋겠다”고 장난을 걸었고, 김기태 감독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웃다가 “나도 그렇게(김태형 감독을 안 보는 걸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미디어데이가 24일(화)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미디어데이을 마치고 두산 오재일이 KIA 양현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선수들의 재치와 입담
두산의 ‘미디어데이 에이스’인 유희관 뿐만 아니라 KIA 양현종도 촌철살인으로 미디어데이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상대보다 강한 부분에 대해 양현종이 “두산보다 딱 하나 있는데, 우주의 기운”이라고 답했다. 2009년 우승 당시 화제가 됐던 화두를 다시 꺼내들었다. 유희관은 “곰과 호랑이가 만나 ‘단군매치’라고 하던데 그 자체가 곰이 호랑이를 이긴다는 얘기 아니냐. 마늘과 쑥을 먹었던 곰의 인내와 끈기로 호랑이를 잡도록 하겠다”고 도발(?)했다.
양현종이 “우리는 홈 7연전이라 생각한다”며 광주와 잠실을 가리지 않고 찾아주는 KIA 팬들의 응원전을 기대하자, 유희관은 “3~5차전에서는 우리가 1루를 쓰니 KIA는 원정이 맞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오재일과 김선빈은 모범답안 속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대보다 강한 부분에 대해 오재일이 “PO를 잘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했고, 김선빈은 “두산은 여유가 많겠지만 우리는 간절함이 더 많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광주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