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KS 미디어데이 썰전, KS 끝난 뒤 표정은 어떨까

입력 2017-10-24 17:3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미디어데이가 24일(화)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두산 김태형 감독, 유희관, 오재일과 KIA타이거즈김기태 감독과 양현종, 김선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가 24일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KIA에서 김기태(48) 감독과 양현종(29) 김선빈(28), 두산에서 김태형(50) 감독과 유희관(31) 오재일(31)이 대표자로 참석했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는 역대급 KS 미디어데이 ‘썰전’이 펼쳐졌다. 감독들은 물론 선수들도 재치 있는 농담 속에 상대를 적절히 자극하는 도발까지 펼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과연 KS가 끝난 뒤 이들의 표정은 어떻게 변할지 벌써부터 궁금할 정도로 흥미로운 입씨름의 향연이었다.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미디어데이가 24일(화)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KIA 김기태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김태형 VS 김기태 감독들의 난타전

보통 미디어데이에서는 상대를 배려하느라 말조심을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딱딱하거나 재미가 없지만, 이날은 달랐다. 양 감독이 시작부터 말펀치를 주고받으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사회자가 김태형 감독에게 ‘플레이오프(PO)를 치른 소감부터 말해달라’고 하자 “한국시리즈 갔는데…”라며 웃더니 화끈하게 “두산팬 여러분께 3연패를 약속드리겠다”고 선제공격을 했다. 후배인 김기태 감독은 “한 팀이 앞서가면 안 되니까 우리가 막아보겠다”며 반격했다.

미디어데이가 광주에서 열리면서 방청객들이 거의 다 KIA 팬들로 구성됐다. KIA 쪽에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응원과 박수가 쏟아지자 김태형 감독은 “오늘 KIA 미디어데이인 것 같다”면서 “두산 팬 손들어 달라”고 즉석에서 요청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너무 편파적이다. 두산 팬들은 방송을 통해 보실 거라 믿는다”고 말하자 오히려 KIA 팬들이 김태형 감독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양 팀 1차전 선발투수에 대해 김태형 감독이 “에이스라 당연히 니퍼트다”고 답하자 김기태 감독은 “우리는 양현종도 에이스지만 키 순서로 정했다”고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차전 헥터, 2차전 양현종을 의미했다.

‘상대팀에서 미출전 선수를 1명 선택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김기태 감독을 안 봤으면 좋겠다”고 장난을 걸었고, 김기태 감독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웃다가 “나도 그렇게(김태형 감독을 안 보는 걸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 미디어데이가 24일(화) 광주 전남대학교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미디어데이을 마치고 두산 오재일이 KIA 양현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선수들의 재치와 입담

두산의 ‘미디어데이 에이스’인 유희관 뿐만 아니라 KIA 양현종도 촌철살인으로 미디어데이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상대보다 강한 부분에 대해 양현종이 “두산보다 딱 하나 있는데, 우주의 기운”이라고 답했다. 2009년 우승 당시 화제가 됐던 화두를 다시 꺼내들었다. 유희관은 “곰과 호랑이가 만나 ‘단군매치’라고 하던데 그 자체가 곰이 호랑이를 이긴다는 얘기 아니냐. 마늘과 쑥을 먹었던 곰의 인내와 끈기로 호랑이를 잡도록 하겠다”고 도발(?)했다.

양현종이 “우리는 홈 7연전이라 생각한다”며 광주와 잠실을 가리지 않고 찾아주는 KIA 팬들의 응원전을 기대하자, 유희관은 “3~5차전에서는 우리가 1루를 쓰니 KIA는 원정이 맞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오재일과 김선빈은 모범답안 속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대보다 강한 부분에 대해 오재일이 “PO를 잘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했고, 김선빈은 “두산은 여유가 많겠지만 우리는 간절함이 더 많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광주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