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고두심 “긴 영화 공백? 복합적인 이유 있었다”

국민 엄마 고두심. 그가 이번에 영화 ‘채비’를 통해 조금은 특별한 모자(母子)로 만났다. 그간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수많은 엄마로 변신한 그였기에, 이번 영화 역시 고두심이라는 생각을 들게끔 완벽한 ‘엄마’로 변신했다. 더욱이 그동안 영화를 통해 스크린 속 고두심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이번 작품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채비’에서 제 딸로 나오는 유선 씨가 드라마에서도 제 딸로 출연하고 있었어요. 그때 (‘채비’) 대본을 가져와서 읽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사실 다른 드라마를 하는 중에 시나리오를 읽으라고 하면 배우들 입장에서는 그게 잘 안 돼요. 그래서 잘 안 보고 있다가, 드라마도 끝날 때쯤 되니까 (유선이) 만나서 붙잡더라고요. 그래서 약속을 하고 집에 가서 읽었어요. 역할도 제 역할이었고, 김성균 씨가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뜻하게 됐어요.”

정말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였다. 지난 2011년 ‘써니’에서 과거 사진으로 특별출연을, 그보다 더 이전인 2010년 ‘그랑프리’에 조연으로 출연한 것 이외에는 영화작품 소식이 뜸했다. 반면에 드라마를 통해서는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한 그였다. 그동안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것이 있어요. 큰 대형 스크린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 속에 (날) 담는다는 게 공포스러웠죠. 또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잖아요. 예전에는 지방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 달 두 달씩 집을 비워야 하는 게 싫었어요. 집에 있는 게 좋아서요. 드라마는 방송국만 가면 되니까 집을 비우지 않잖아요. 그래서 자꾸 기피하게 됐죠. 그런 여러 가지 졸렬한 생각 때문에 영화를 많이 못 하다보니, 나이 들어서 쓸모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드라마만 많이 했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통 영화를 하자는 사람이 없더라고요(웃음).”

고두심이 이번 영화 ‘채비’에서 함께 호흡하게 된 사람은 김성균. 두 사람이 엄마와 아들로 출연한다는 게 ‘채비’의 관전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만난 두 사람. 고두심과 김성균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응답하라’ 드라마를 보고 김성균이 참 좋은 배우구나 했어요. 잘 생기지도 않았는데(웃음) 저 남자의 내공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싶었죠. 어떤 인연으로 만날지는 모르지만, 뭔가로 만나서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랬는데 이 작품을 김성균 씨가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좋은 기회가 빨리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 국민엄마라고 불리는 고두심과 많은 팬들에게 큰 호감을 얻고 있는 배우 김성균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채비’. 고두심이 느끼는 ‘채비’의 매력은 무엇일까.

“제목 자체로 한 눈에 보이는 영화예요. 단순히 내용 때문에 제목이 ‘채비’가 되는 게 아니라, 누구든지 만나면 헤어짐이 있는 거니까 그 마음을 갖는 게 채비일 수 있겠다는 맥락으로 생각해도 되는 거고요. 채비라고 해서 죽을 날을 정해놓은 것이라는 것보다는, 숨 쉬는 한은 다 채비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나 싶어요. 지금 우리 너무 빨리 달리고 있잖아요. 이런 것 때문에 잃는 것도 많다는 거죠. 진짜 정말 좋은 것들을 잃어가는 게 많아요. 그런 아쉬움이 있죠. 그런 점에서 ‘채비’는 한 템포 느리게, 따뜻하게 편하게 한 숨 쉬었다가 갈 수 있는 그런 영화 같아요. 따뜻하게 잘 만들었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