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울산 세계장애인배드민턴선수권에서 휠체어 WH1 종목에 참가하는 대표팀 선수들. 사진제공 ㅣ 허보람
44개국 450여명 선수단…역대 최대 규모
WH1·WH2 세계랭킹 1·2위가 한국 선수
“장애인 선수들도 함께 뛴다는걸 알아주길”
배드민턴은 대표적인 생활 스포츠다. 주말과 평일 오후에 근처 체육관을 방문하면 삼삼오오 동호인들이 모여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7월 닐슨 스포츠의 스폰서링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드민턴은 한국인들의 관심있는 스포츠 7위에 위치해 있다. 특히 15∼29세에서는 축구,야구, e-스포츠에 이어 4위에 올라 한국인들의 배드민턴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배드민턴 붐의 중심에는 항상 배드민턴 대표팀이 있었다. 박주봉(현 일본대표팀 감독)부터 이용대(요넥스배드민턴단)까지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끈 스타들은 화려한 플레이로 TV를 지켜보던 팬들로 하여금 라켓을 잡게 만들었다.
비장애인 배드민턴처럼 장애인 배드민턴도 대표팀을 중심으로 장애인 동호인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울산에서 개최되는 ‘2017 울산 세계장애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63개 가맹국 중 44개 국가에서 총 45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2020 도쿄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첫 번째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각 국가들 역시 최정예 선수들을 파견해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나섰다.
대한민국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팀의 실력은 세계 정상권에 속한다. 장애 등급에 따라 WH1과 WH2로 나눠지는 휠체어 배드민턴 종목의 경우 세계 랭킹 1·2위가 한국 선수일 정도로 높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동남아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스탠딩 종목의 경우도 매년 4강권에 드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 3월, 18년간 장애인 배드민턴 대회를 운영해온 요넥스 코리아가 대한장애인배드민턴협회의 공식 후원사가 되면서 장애인 대표팀은 체계적인 지원 속에 도쿄 패럴림픽 첫 메달 도전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
10여 년째 장애인 배드민턴단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묘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총 4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소집 훈련과 태국오픈, US오픈을 거치며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가장 기대를 갖고 있는 선수는 휠체어 WH1 종목에 출전하는 김정준 선수다. 복식과 단식에 모두 출전하는 김정준 선수는 대표팀 선수 중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김정준 선수는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만큼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선수들은 하나 같이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 배드민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했다. 스탠딩 종목에 참여하는 심경환 선수는 “일반 동호인 분들에게는 장애인 배드민턴이란 종목이 생소하고 어색하시겠지만, 비장애인 선수들만큼 장애인 배드민턴 선수들이 열심히 땀 흘리고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배드민턴 동호인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재활의 목적에서 이제는 삶의 새로운 목표가 된 장애인 배드민턴. 울산에서 국내 장애인 배드민턴 활성화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보람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hughand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