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뼈아픈 참사와 진땀승…한국을 웃기고 울린 대만

입력 2017-11-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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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대만을 꺾고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한국야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대만과 격돌한다. 결승 진출을 위해 대만은 반드시 잡아야할 상대다.

프로선수가 참가하기 시작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올 초 열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한국은 대만과 총 36경기를 벌여 23승13패(승률 0.639)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전적에는 프로 최정예 멤버가 참가하는 완전한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각국 프로리그 우승팀끼리 맞붙은 아시아시리즈도 포함돼 있고, 과거 대륙간컵이나 야구월드컵 등 프로 유망주와 아마추어 선수의 혼성팀이 참가한 대회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축구의 A매치 격인 국가대표 경기만 놓고 보면 1998년 이후 17경기로 추릴 수 있다(표 참고). 여기서 한국은 15승2패(승률 0.882)로 대만을 압도했다. 특히 2007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부터는 9연승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압도적 전적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늘 쉽게 생각할 수는 없는 상대였다. 예상보다 손쉽게 이길 때도 많았지만, 충격패를 당할 때도 종종 있었다. 특히 두 차례 참사는 한국야구사에 가장 큰 상처로 남아 있다.

2003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을 겸한 대회였다. 여기서 한국은 예선 1차전에서 대만을 만나 연장 10회 접전 끝에 4-5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결국 올림픽 티켓을 놓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야구는 2006년 3월에 열린 제1회 WBC 예선에서 대만에 2-0 승리를 거두며 ‘삿포로 참사’의 악몽을 씻어내는 듯했지만, 그해 말 도하아시안게임 예선에서 대만에 2-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국은 일본에도 7-10으로 패하면서 동메달에 그치는 ‘도하 참사’를 경험했다.

2017 WBC 당시 대만과 맞대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만에게는 이기더라도 식은땀을 흘리며 고전했던 경기도 많았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힘겹게 1점차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6-3 승리를 거뒀지만 7회까지 2-3으로 끌려가다 8회초 역전 드라마를 펼치면서 금메달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회에만 7점을 뽑아 낙승하는가 했으나 대만의 거센 추격에 6회말 8-8 동점까지 허용했다가 가까스로 9-8 승리를 거뒀다.

대만은 분위기를 많이 타는 팀이다. 항상 ‘타도 한국’을 외치면서 크게 뒤져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초반에 낙승 분위기를 잡더라도 자칫 방심을 하면 베이징올림픽처럼 진땀을 흘릴 수도 있다.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상대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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