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태용 감독 “손흥민과 시너지 체크 필요해”
생존경쟁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출정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 앞으로 유럽발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유럽파 킬러들’의 골 폭풍이다.
공교롭게도 ‘신태용호’에 이미 승선한 선원과 중도하차한 인원, 탑승을 기다리는 선수가 나란히 골 소식을 전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26일(한국시간) 나란히 골을 기록한 권창훈(23·디종FCO)과 석현준(26·트루아AC)에 이어 27일에는 황희찬(21·잘츠부르크)까지 득점행렬에 가담했다. 유럽파 공격수들의 맹활약에 이번 E-1 챔피언십에서 순수 국내파로 구성된 공격진이 생존경쟁의 최대 격전지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우선 신태용호 재승선을 노리는 황희찬은 부상을 완전히 떨쳐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27일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16라운드 라피드 빈 원정에서 팀 승리에 발판을 놓는 동점골을 터뜨리고 2경기 연속 포효했다.
2017∼2018시즌 9호골로 득점을 쌓아가는 속도 역시 빠르다.
8월 당시 활약을 앞세워 신태용호 1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황희찬은 오른쪽 무릎과 허벅지 부상 탓에 9월 유럽 평가전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절치부심하며 2달간 몸만들기에 매진했고, 이달 중순 복귀하자마자 2경기 내리 골맛을 보며 재승선 의지를 다졌다.
트루아 석현준. 사진제공|트루아
전날에는 아직 신태용호에 오르지 못한 석현준이 물오른 감각을 뽐냈다. 3경기 연속 득점을 신고하고 공격루트 확보에 나선 신태용 감독에게 이름을 기억시켰다. 여기에 중원에서 공격연결을 책임지는 권창훈까지 같은 날 득점을 추가해 유럽발 골 폭풍에 힘을 보탰다.
이제 관심사는 이들이 대표팀 주전경쟁에 끼칠 영향력이다. 유럽파 킬러들의 잇따른 활약은 곧 국내파와의 경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리도 많지 않다. 손흥민(25·토트넘)을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한 신태용 감독은 이제 투톱을 이룰 나머지 파트너 구하기에 들어갔다. 베테랑 이근호(32·강원FC)가 이달 2차례 평가전(콜롬비아∼세르비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가운데 K리거 김신욱(29·전북 현대)∼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진성욱(24·제주 유나이티드)이 E-1 챔피언십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27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소집훈련 첫 날을 지휘한 신 감독은 “손흥민이 있을 때는 물론 없을 때도 고민을 해야 한다. 다만 이번에 뽑힌 세 공격수 모두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과 만나서 어느 정도 시너지가 나는지 보려고 한다. 때로는 포메이션까지 바꿀 수 있다”고 복안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석현준과 황희찬이 최근 잘해주고 있다. E-1 챔피언십이 끝나면 유럽으로 넘어가 직접 체크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