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클립] “금요일판 그알”… ‘궁금한이야기Y’ 철옹성 존재감

입력 2017-12-07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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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판 그알”… ‘궁금한이야기Y’ 철옹성 존재감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가 타사 금요 프로그램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동시간대 1위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 Y’의 평균 시청률은 10%(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이다. 2049 시청률 또한 4%를 넘나들며 웬만한 예능이나 드라마보다 높은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사 교양 장르임에도 젊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는데 탁월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이런 ‘궁금한 이야기 Y’의 압도적인 시청률은 경쟁이 치열한 금요일 밤, 스타 PD들을 앞세운 케이블과 종편의 지속적인 프로그램 교체에도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vN은 한 해 동안 동 시간대에 7개의 프로그램을 교체 편성했고, 최근 야심 차게 ‘더 마스터’를 들고 나왔으나 이 역시 평균 1.2%의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JTBC ‘마녀사냥’ 팀이 모여 제작한 ‘이론상 완벽한 남자’도 평균 시청률 1.3%에 불과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2009년 10월 첫 방송부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궁금한 이야기 Y’. 이 프로그램이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아 장수 프로그램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 영화에서나 가능한…하지만 ‘실제 이야기’를 발굴

제작진에 따르면 영화에서나 일어날법한 일이 가끔씩 현실에서도 발생한다. 아니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도 자주 생긴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실제 사건들을 추적하여 흥미롭게 풀어내는 ‘궁금한 이야기 Y’의 이슈화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지난 8월 4일에 다룬 ‘내조 여왕’의 두 얼굴 10년을 함께한 내 아내는 누구인가?’편은 영화 ‘화차’를 연상시켜 시청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결혼생활 7년, 연애 기간을 포함하여 총 10년 동안 알았던 피해자의 아내는 직장, 가족 관계 등 모든 정보를 거짓으로 속인 채 빚만 남기고 자살하였다.

자신의 정체를 10년 동안이나 남편으로부터 숨긴 믿기 어려운 사연을 담은 ‘궁금한 이야기 Y’ 370회는 2017년 방송분 중 최고 2049 시청률인 5.4%을 기록했다.


● 사건의 이면으로 한 발 더 들어간다

11월 10일 방송된 ‘한밤중 좀비의 습격! 사람을 물어뜯은 괴한의 정체는 무엇인가?’편에서는 서울 주택가에서 벌어진 좀비 습격 사건을 파헤쳤다.

새벽에 갑자기 주택 유리창을 깨고 무단 침입해 이빨로 자고 있던 피해자의 목과 다리를 물어뜯은 사건으로 베트남에서 여행 온 관광객으로 밝혀졌다. 그에게 당한 피해자는 "마치 영화 '부산행'에 그 좀비 같았다"고 말하며 좀처럼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취재진은 비교적 발생 초기에 밀착 취재를 하며 피해자의 감염 치료를 돕는 한편, 해외 유사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가해자가 단순 정신질환이 아니라 일명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신종마약 ‘배스 솔트’를 투약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 방송 영상은 이후 SBS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인 ‘SBS NOW’에서 37만 회 이상의 도달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궁금한 일이 생기면 금요일만 기다린다’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로 각종 이슈에 대해 심층적이고 밀도 있는 취재가 ‘궁금한 이야기 Y’ 경쟁력의 원천이다.


●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사회적 메시지’ 전달

‘궁금한 이야기 Y’가 단지 화제성만 강조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8년째 명성을 이어가고 있진 못했을 것이다. 사건사고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보고, 이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생각해 볼만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2일 ‘취업 준비생 손에 들린 위태로운 칼, 왜 아무도 그를 막지 못했나’편은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 우발적으로 마트에서 칼을 구입해 옆 사람을 세 차례 찌른 20대 중반 남자의 사건을 다뤘다. 그러나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 피의자는 다양한 전조증상을 보였기에 사전에 치료를 받았더라면 막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부모, 지인, 병원,경찰 등 모두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극단적인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사건이었다.

관련하여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클로징 멘트로 ‘소통, 이해, 관심. 상호작용이 단절되면서 괴물이 되어가는 사회. 우리 모두 그 책임에서 여전히 한발씩 물러나 있는 건 아닐까요.’라며 고립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피의자 한 명이 저지른 사건이지만, 그를 방치한 사회에게도 과연 책임이 없는지를 물은 것이다.

이 밖에도 9월 15일에는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4세들이 성인이 되면 고국을 떠나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조명하고 대책을 호소했으며, 22일에는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관련 논란과 쟁점을 정리하고 해법을 살폈다.

이처럼 현실에서 나타나는 영화 같은 사건들을 조명하고, 그 이면을 정확하게 전달하며, 근본적인 문제를 파헤쳐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궁금한 이야기 Y’. 또 어떤 사건으로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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