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훈련장에 축구기념관까지…전북 왕조의 100년 대계

입력 2017-1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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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백승권 단장.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백승권 단장. 사진제공|전북현대

육성 인프라 완성·전통 계승의 장 마련
백승권 단장 “실행에 옮길 일만 남았다”


전북현대는 명실상부한 21세기 초반 K리그 최고의 팀이 됐다. 2000년대 들어 2차례 아시아 정상(2006·2016)에 등극했고, 5차례(2009·2011·2014·2015·2017) K리그를 평정했다. 물론 오늘의 영광에 만족하지 않는다. “팀을 만드는 과정은 길고 지루하고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항상 얘기한다.

주변의 다른 팀들이 대책 없이 허리띠만 졸라맬 때 효율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꾸준히 효과를 내고 있는 배경이다. 전북은 여기서 더 나가 이제는 내일도 바라본다. 창단 24주년을 맞이할 2018년 1월 구단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유소년축구타운 건립이 드디어 첫 걸음을 내딛는다.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 천연잔디구장 1개면, 인조잔디구장 1개면이 추가로 조성된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유소년축구타운의) 출발단계로 그라운드부터 마련된다. 큰 변수가 없다면 드디어 1월 첫 삽을 뜰 것”이라고 13일 설명했다.

현재 클럽하우스에는 천연잔디구장 2개면, 지붕이 딸린 인조잔디구장 1/2개면이 마련돼 있으나 대개는 1·2군 성인 선수단을 위해 사용됐다. 쟁쟁한 대선배들의 훈련 스케줄이 없는 날에나 유소년 선수들은 이곳 잔디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조성될 그라운드는 오직 유소년들을 위해 마련된다.

사진제공|전북현대

사진제공|전북현대


▲K리그 우승 ▲클럽하우스 완성 ▲유소년 시스템 구축 등을 목표로 10년 주기(2006∼2015)의 1차 비전 프로젝트에 이어 전북이 세운 5년 주기(2016∼2020)의 2차 프로젝트의 핵심은 자생력 강화다.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미래의 꿈나무를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유소년 축구타운은 그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화수분처럼 등장하는 차세대 예비 스타들은 유·무형의 구단 자산이다. 전용훈련장에 이어 15세 이하 및 18세 이하 선수단(코칭스태프 포함)을 최대 100여명까지 수용할 유소년 클럽하우스마저 추가되면 사실상 유소년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장착은 완성단계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북은 또 다른 의미 있는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전북현대 축구기념관(가칭)’이 클럽하우스 부지에 건립된다. 구단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일종의 역사박물관이다. 축구에 죽고 못 사는 유럽과 남미에서 특정 클럽들을 위한 기념관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으나 K리그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이미 팬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사랑받는 전북의 클럽하우스가 축구 기념관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는 셈이다.

백 단장은 “계획수립은 끝났고, 이제 실행에 옮길 일만 남았다. (기념관) 부지확보 등 이것저것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서두르지 않겠지만 빈틈없이 철저히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래 설계와 역사까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전북의 2017년 겨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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