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와 함께하는 평창 100배 즐기기] “빙판 위 체스 컬링” 그 속의 숨은 원리

입력 2018-0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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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컬링경기가 열릴 강릉컬링센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각 종목별로 선의의 경쟁을 치르게 된다. 컬링은 대회 개막일인 9일에 앞서 사전경기로 8일부터 믹스더블 예선에 돌입한다. 컬링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빙상경기 중 하나인 컬링은 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경기장의 아이스(Ice) 상태다. 컬링에서 아이스는 일반 빙상 아이스와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두 아이스의 차이는 제법 많다. 컬링의 아이스에 대해 알아보고 스톤의 회전원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컬링에서 아이스를 만드는 사람을 ‘아이스 메이커’라 부르며 아이스 메이커의 수준에 따라 컬링아이스 상태 및 유지 관리가 차이가 난다. 이는 경기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 컬링 아이스를 제작할 때 경기장 환경조건(공기온도·아이스온도·습도) 뿐만 아니라 이슬점(대기 중 수증기가 엉겨 물방울이 되는 온도), 레벨(수평), 웨이트(속도), 스톤의 반발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 즉, 아이스메이커는 최상의 경기를 치를 수 있게 관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아이스메이커가 명심해야 할 원리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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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레벨(수평)을 일정하게 유지하라. 컬링링크(845.5㎡)의 모든 플라워와 아이스의 수평을 정확하게 유지시켜줘야 하며, 이때 아이스의 제작은 한 번에 얼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수된 물을 통해 여러 겹을 차근차근 얼려서 투명한 아이스링크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스 두께는 2.5㎝~5㎝ 두께 사이를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둘째, 컬(회전)이 이루어지게 만들어라. 42.07m 컬링링크에서 선수의 손을 떠난 드로우 샷(draw shot)의 경우 스톤(Stone)은 링크 반대편 하우스 중앙(tee line)까지 약 30.48m(약 100ft)의 거리를 스톤이 천천히 3~4번 회전이동(In turn or Out turn)하게 된다. 이때 스톤의 밑 부분에는 미세한 흠집(running surface)들이 있는데 아이스 위에 있는 작은 페블(pebble)들에 상처를 내게 되고, 회전하는 스톤의 바닥에 2개의 비대칭 외력(마찰력)이 발생하게 된다. 스톤은 아이스 위에서 고르지 않은 페블 부위를 지나게 되면서 상처가 난 방향으로 약하게나마 스톤이 기울게 되면 스톤이 휘게 되는데 컬링에서 이 포인트를 브레이킹 포인트라고 한다.

셋째, 웨이트(속도)를 조절하라. 컬링은 얼음의 상태, 딜리버리 시 스톤의 초기 속도와 회전수, 스위핑 동작에서의 스위핑 속도와 위치 등이 경기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과학적인 데이터와 현장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아이스의 환경조건에 따라 컬링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정되며 이중 하나가 바로 스위핑(sweeping)이다. 스위핑이란 스톤의 진행 방향 앞쪽에서 브러쉬(brush)를 이용해 아이스 바닥을 닦아내는 동작을 말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컬링 경기에서 스위퍼(sweeper·스위핑 동작을 하는 선수)는 아이스상태를 파악한 후(Ice checking), 스위핑을 실시하는 스위퍼의 능력에 따라 경기의 승패에 밀접한 영향을 주게 되는데, 스톤 진행 방향에서 스위핑을 하면 아이스 표면의 온도가 잠깐 동안 높아지게 되고 페블의 입자에 형태를 변화시키게 된다. 또한 아이스 위에 미세한 수막현상이 발생하게 되면서 좀 더 길게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스위핑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스톤의 속도와 이동방향을 판단하면서 아랫방향으로의 힘(수직하중력)과 빠른 스위핑 속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남녀 엘리트선수를 대상으로 스위핑 시 수직하중력을 측정한 결과, 평균적으로 남자는 632.4N(약 64.5㎏), 여자는 406.4N(약 41.4 ㎏)의 힘을 가하면서 최대 스위핑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20m의 이동거리동안 선수들이 스톤의 웨이트(속도)가 약할 때 스위핑을 통해 스톤의 방향과 거리를 조절하게 됨으로 빠른 판단력과 강한 근력이 필요한 스포츠가 바로 컬링이다. 이상의 원리 외에도 컬링은 복잡한 과학적 원리가 집대성되어 있는 종목이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 남·녀 혼성종목인 ‘믹스더블’을 포함해 컬링 전 종목에 출전한다. 남·녀 컬링에 각각 5명씩이 출전하고, 믹스더블에는 남·녀 1명씩이 참가한다. 남자 대표팀은 김창민(33), 성세현(28), 오은수(25), 이기복(23), 김민찬(31)으로 구성돼 있다. 여자 대표팀은 김은정(28), 김경애(24), 김선영(25), 김영미(27), 김초희(22)로 이뤄져 있다. 믹스더블에는 남자 이기정(21), 여자 장혜지(23)가 나선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컬링 한국대표팀이 1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공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컬링은 흥미롭고도 신비로운 과학적 원리로 인해 ‘빙판 위 체스’로 불리는 종목이다. 스포츠동아DB


우리 대표팀은 홈에서 열리는 안방 이점을 십분 활용해 역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는 의지다. 현재 전력상 메달에 가장 가까운 종목은 여자 컬링이다. 여자컬링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캐나다에서 열린 ‘메리디안 캐나다 오픈 그랜드슬램 오브 컬링’에서 플레이오프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계속해서 좋은 호흡을 과시해 왔다. 당시 8강전에서 컬링 최강국으로 꼽히는 캐나다를 꺾으며 이번 올림픽 ‘대이변’을 이미 예고했다. 우리 대표팀의 메달 소식은 종목에 따라 사흘에 걸쳐 나올 전망이다. 믹스더블 결승은 13일, 남자부 결승은 24일, 여자부 결승은 25일에 열린다.

한국스포츠개발(KISS) 김태완 선임연구위원(운동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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