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캡쳐
5조로 출전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대들보 이승훈(29·대한한공)이 6분14초15의 기록으로 1위에 올라서자 경기장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이후 이승훈은 7조의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줄곧 1위를 지켰는데, 8조부터 나오는 선수들이 연이어 좋은 기록을 만들자 점차 순위가 뒤로 밀렸다.
홈팬들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올 만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는 계속해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피드스케이팅 실력을 선보이는 타국 선수들의 활약이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9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테드얀 블루먼(캐나다)과 스베레 룬데 페데르센(노르웨이)의 경기는 올림픽에서도 보기 드문 명장면을 연출했다. 둘은 결승선을 6분11초61의 기록으로 동시에 통과했다. 0.01초까지 똑같은 둘의 ‘피니쉬’에 심판진과 기록 측정관들은 곧바로 사진판독에 들어갔다.
스피드스케이팅의 타임키핑은 메인스폰서 중 하나인 ‘오메가’가 맡고 있다. 오메가는 “스캔’오’비전 미리아(Scan’O’Vision MYRIA)”라는 포토 피니쉬 카메라를 통해 모든 선수의 공식 피니쉬 타임을 측정하는데, 이 카메라는 1/1000초 단위의 작은 차이까지 발견해 낼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다.
사진판독 결과, 최종 승자는 블루먼이었다. 6분11초616의 기록으로 페데르센의 6분11초618기록을 0.002초차로 앞섰다. 결국 블루먼은 이 근소한 차이로 최종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첨단 기술이 선수들의 메달 색깔을 바꾼 경우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타임키핑 외에도 여러 첨단기술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의류에 센서를 장착해 신체의 효율적인 움직임과 팀 전체 동선을 파악하는 ‘모션 감지 시스템’은 이미 전문가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