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우리 한복이 이렇게 예쁩니다”

입력 2018-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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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요원 의상은 한국 전통의 풍차와 깃 목도리, 토시를 활용한 21세기형 한복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붉은 한복에 풍차·깃 목도리 등 조화
시상요원 복장으로 세계에 한복 알려


한복이 다시 한 번 날개를 달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무대 삼아 우리 고유의 전통과 현대적인 미를 더한 한복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동계올림픽 한쪽에서 일어나는 ‘미의 축제’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복은 개·폐막식은 물론 시상식에서도 공개되고 있다. 한복의 고유한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겨울이라는 계절, 동계올림픽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변형해 감각을 뽐낸다. 디자인 하나, 색 구성 하나에도 나름의 의미를 더했다.

한복이 단연 눈에 띄는 무대는 시상식이다. 특히 메달리스트를 발표하고 수호랑 인형을 선물하는 베뉴 세리머니와 메달을 수여하는 빅토리 세리머니를 따로 진행하는 만큼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는 더 많다.

시상요원의 한복 색은 태극기가 담은 청색(남성)과 홍색(여성)을 차용했다. 이를 기본으로 동계올림픽에 걸맞게 눈꽃 문양을 가미했다. 여기에 도포와 두루마기, 전통모자인 풍차와 토시, 깃 목도리 역시 적극 활용했다. 소재도 놓칠 수 없는 부분. 겨울이라는 계절을 고려해 벨벳 느낌의 가죽인 인조 스웨이드와 인조 모피가 사용됐다.

평창동계올림픽 한복 디자인을 담당한 홍익대 금기숙 교수(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는 “21세기에 맞게 전통과 현대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며 “기본적으로 태극기의 청색과 홍색을 중심으로 흰색과 검은색으로 우리 정체성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한복이 펑퍼짐해서 불편하다는 인식을 줄이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복에서 눈에 띄는 소품은 우리 전통모자인 풍차이다. 동계올림픽인 만큼 보온을 위한 모자 활용은 중요했지만 어떤 디자인으로 정할지를 두고 제작진은 고민에 빠졌다. 모든 의상 디자인을 다 마치고도 막판까지 고민을 안긴 아이템이 바로 풍차이다.

그러다 1930년대 서양인들이 한국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유독 풍차를 쓴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사실에 착안해 지금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금기숙 교수는 “경쾌하고 따뜻한 분위기 연출에 주력했고, 풍차 앞과 뒤에 붙은 장식 공예작품의 모양을 서로 달리 하면서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한복의 인기는 평창에 마련된 체험관에서도 목격된다. 한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관에는 올림픽 관계자는 물론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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