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나라타주’, 내가 생각했던 연애영화”

입력 2018-03-09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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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나라타주’, 내가 생각했던 연애영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나라타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먼저 만난 ‘나라타주’가 오늘(8일) 한국 개봉을 앞뒀기 때문. 이번 서울 방문이 5번째라고 밝힌 그에게 ‘나라타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한국에서는 ‘일본의 멜로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멜로만 찍는 감독이 아니라서 낯간지럽다. ‘나라타주’라는 작품은 제가 생각하는 ‘연애영화’다. 예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영화에 근접하다. 그런 의미에서는 ‘멜로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기쁘다.”

● 한국에서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유명하다.

“멜로 영화 중에서도 고전적인 멜로를 좋아한다. 멜로는 정통일수록 울림을 준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상대방의 한결같은 마음이 영화에 잘 그려져서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



● ‘나라타주’는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소설이 출판된 시기가 2005년이다. 당시 원작자의 나이는 20살이었다. 젊은 작가였다. 연령대로 보면 깊은 경험을 하지 않았을 사람인데, 그런 사람은 쓰지 못할 것 같은 리얼한 문장을 써서 소설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작가의 말을 들어보니, 영화 속 장면 중에 여자주인공이 무릎을 꿇은 게 실제 경험이라고 하더라. 거기서 흥미를 느꼈다. 서로 상처를 내고 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음속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에 끌렸다.”

● 소설과 영화, 어떤 점이 다르고 같을까?

“기본적으로 원작이 있는 경우는 살리려고 하는 편이다. 원작은 소설이라서 일대일 전달 방식이라면, 영화는 다수의 사람이 보기 때문에 전달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마지막 신은 바꾸었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



● ‘나라타주’는 일본에서 일명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고 들었다. 마츠모토 준, 아리무라 카스미, 사카구치 켄타로의 캐스팅 이유가 궁금하다.

“이 작품의 기획이 시작된 게 10년 전이었다. 사실 영화가 몇 번 엎어지기도 했다. 이상적인 배우들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조로운 스토리이지만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배우들의 개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배우 아리무라 카스미, 그리고 기존에 이런 역할을 해보지 않았던 마츠모토 준이 수락을 했다. 두 사람이 없었다면 이 작품을 못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사카구치 켄타로에게 대본을 전달했던 시기가 아직 이 분이 인기가 지금보다는 없을 때였다. 기존에 엄친아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배우가 이 작품 속 캐릭터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해 바로 하겠다고 했다.”

● ‘나라타주’ 영화가 굉장히 잔잔한 편이다. 그렇게 설정한 특별한 이유는?

“일본에서도 특히 잔잔한 편이다. 스스로가 업 앤 다운이 있는 스토리에 관심이 없는 편이기도 하다. 흐르는 일상 속에서 누구나 좋아할 법한 일, 그런 상황을 배우, 영화의 힘으로 특별하게 보이는 걸 지향하는 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의식적으로 놓치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긁어모아서 표현하는 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라는 감정은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표현해서 관객들이 공감을 하거나 추후에 인생의 양식으로 삼는 게 영화의 존재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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