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기 강호
기세등등 23기 활약에 선배들 긴장
더 짧아진 승부거리도 속도↑ 한몫
대세 된 오토바이 유도훈련 효과 굿
“스피드 경쟁이다.” 최근 경륜 선수들이 스피드를 끌어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경륜은 기록경기가 아닌 순위를 다투는 경기다. 그렇다 보니 스피드 경쟁을 펼치기보다는 다른 선수를 활용해 최대한 승부거리를 좁히며 체력 안배를 해야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유리했다. 순위경쟁을 펼치는 것은 변함없지만 경륜 선수들이 스피드를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 승부거리가 짧아졌다
지난 2월18일부터 경륜 모든 등급에서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이 기존 3주회 4코너 부근에서 4주회 2코너 부근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선발급에만 적용하던 선두유도원 퇴피시점을 전 등급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 3주회 4코너에서 선두유도원이 퇴피할 때에 비해 승부거리가 짧아졌고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스피드를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 선두유도원 퇴피 시점까지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은 후미에서 어쩔 수 없이 승부를 길게 가져가야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이렇다 보니 기존 선행 강자들도 한 타이밍 더 빠르게 승부시점을 잡을 수밖에 없어 스피드 보강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 신인들이 빨라졌다
신인들로 인해 기량이 상향평준화 됐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 기존선수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앞선 신인들은 힘으로 승부하는 경주가 많다. 순간적으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기존 강자라 하여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선발급에서 우수급으로 승급한 홍의철(23기, 28세, A1반), 김주호(23기, 27세, A1반), 김도완(23기, 28세, A2반), 우수급에서 특선급으로 승급한 강호(23기, 31세, S1반)가 기존 등급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이 한몫했다. 이런 신인들로 인해 기존 강자들도 긴장하며 경기에 임하게 되고 더 빠른 시속으로 경주를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오토바이 유도훈련 효과 봤다
오토바이 유도훈련을 하고 온 선수들의 선행력이 부쩍 향상된 것도 꼽을 수 있다. 선수들이 앞선에 있는 오토바이를 따라 달리는 훈련의 이점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오토바이 속도에 맞춰 평속을 높이고 선수 전법에 따라 거리 및 훈련 속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고 속도 훈련으로 선수가 가지고 있는 힘의 한계를 반복해서 자극함으로써 기량 향상 효과와 경주를 풀어가는 시야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이 훈련을 통해 평균 시속이 10∼20km 상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스피드 향상에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정구 씨는 “최근 모든 등급에서 시속이 빨라졌다. 추입형들이 기를 못 펴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데, 이것은 자력승부가 가능한 선수들이 꾸준한 훈련을 통해 시속 보강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계훈련을 착실히 한 자력형 선수들이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날씨와 여건이 충분하기에 당분간 자력승부를 펼치는 선수들을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