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당 4.77볼넷’ 6전승에 가려진 두산 후랭코프의 그림자

입력 2018-05-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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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후랭코프. 스포츠동아DB

두산 외국인투수 세스 후랭코프(30)의 23일 현재 올 시즌 성적은 6승(무패), 평균자책점 3.62다. 겉으로 보기에는 팀의 핵심 선발투수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빼어난 기록이다. 피안타율도 0.195로 수준급이고,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도 6차례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선 평균자책점이 8.59(14.2이닝 14자책점)에 달한다. 4월 15일 고척 넥센전을 마치고 1.17이었던 시즌 평균 자책점은 2점 이상 치솟았다. 5월 22일 대전 한화전에선 3.2이닝 6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했다.


효율적인 투구를 강조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공격적인 투구로 맞혀 잡는 것도 효율적인 투구의 일부다. 최고구속 151㎞의 직구와 컷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는 후랭코프는 땅볼유도 능력을 갖춘 투수다. 시즌 땅볼(65개)/뜬공(38개) 비율도 1.71:1로 나쁘지 않다. 투구 템포가 빠르고, 공격적인 승부를 하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이 5.1이닝에 불과하고, 투구수도 97.3구에 달한다. 이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9이닝당 4.77개의 볼넷을 허용한 탓이다. 특히 5월 4경기에선 15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18개의 4사구(13볼넷)를 허용하며 살얼음판 투구를 이어갔다. 22일 경기는 볼넷을 줄이려다 반대급부로 8안타(2홈런)를 얻어맞았다.


후랭코프가 두산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확실한 상수로 여겼던 장원준과 유희관의 부진 탓에 계산대로 선발진을 구성하지 못한 터라 더욱 그렇다. 그러나 불안요소를 개선하지 않으면, 그만큼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장의 무패 행진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선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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