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러나 SK전은 달랐다. 타선으로부터 4회까지 6점을 지원받는 등 올 시즌 자신의 평균 득점지원보다 훨씬 큰 동료들의 힘을 얻었지만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윤성환은 4이닝 동안 79구를 던지며 3안타(1홈런) 5사사구 2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도 8.14(66.1이닝 60자책점)로 오히려 더 나빠졌다.
4회까지는 피안타 없이 몸에 맞는 볼 2개만을 내주며 제법 괜찮은 피칭을 이어갔다. 타선이 뽑아낸 6점의 리드를 편안하게 유지했다. 그러나 5회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며 무너졌다. 선두타자 김강민과 최항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함을 노출했고, 나주환에게 2루타를 얻어맞아 첫 실점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노수광의 볼넷으로 계속된 무사 만루에선 한동민에게 시속 134㎞ 직구를 통타당해 우중간 담장을 넘는 그랜드슬램(17호)을 얻어맞고 말았다.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삼성 벤치는 결국 윤성환을 교체했다. 바뀐 투수 한기주가 김동엽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 하며 6-0이던 경기는 순식간에 6-6 동점이 됐다. 5회말 삼성 공격에서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6회 시작에 앞서 내린 폭우로 경기는 강우콜드 선언됐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처음 나온 무승부였다.
5회를 깔끔하게 막았다면 무난히 승수를 쌓을 수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6점의 득점지원에도 자멸한 윤성환의 올 시즌은 고되기만 하다. 개막전(3월 24일)에서 유일한 국내 선발투수로 자존심을 지켰던 그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