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19일 청주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7.2이닝 11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 타선에 오직 4안타만을 허용하며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과 탈삼진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차우찬의 시즌 7승을 앞세운 LG는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한화를 제치고 2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다양한 구종으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차우찬이 구사한 직구~슬라이더~포크볼~커브 모두가 유효했다.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속절없이 허공을 갈랐다. 이날 총 11개의 삼진을 솎아낸 차우찬은 포크볼로 4개, 슬라이더로 4개, 직구로 2개, 커브로 1개의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가장 많은 44개를 구사한 직구 최고 구속은 145㎞를 찍었다. 지난 두 경기에서 한화(7일·7이닝 5실점)와 NC(13일·5이닝 6실점)을 상대로 남긴 아쉬움을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적재적소에서 터져 나온 동료들의 득점 지원도 큰 힘이 됐다. LG 타선은 총 11안타를 뽑으며 차우찬의 뒤를 봐줬다. 3회 1사 이후 이형종~오지환~박용택~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공격 기회를 이어간 LG는 채은성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3타점을 뽑았다. 이어 6회에도 귀중한 추가점이 나왔다. 이천웅이 좌전 1루타로 출루한 뒤 유강남이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정주현이 중견수 앞 적시타로 이천웅을 직접 홈으로 불러들였다. 4-0으로 달아난 차우찬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베테랑다운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차우찬은 7회 1사 상황에서 김민하에게 우측 담장에 박히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날 세 번째로 득점 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곧바로 우려를 지웠다. 후속 타자 오선진을 헛스윙 삼진, 지성준을 3루수 땅볼로 잡았다. 8회에는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뒤이어 강경학에게 마지막 삼진을 따냈다. 차우찬은 116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찬이는 100구가 넘어가면 더 씩씩해진다”는 류중일 감독의 말을 직접 증명했다.
경기 후 차우찬은 “팀이 연승을 이어가서 정말 좋다. (유)강남이의 볼 배합이 정말 좋았다. 팀 분위기도 좋고 앞으로도 팀이 좋은 성적 내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류 감독도 “차우찬이 나이스 피칭을 했다. 특히 유강남의 투수 리드가 좋았다. 완급조절이 잘 됐다”고 배터리의 호흡을 치켜세웠다. 이에 유강남은 “우찬이 형이 알아서 다 한거다”라며 쑥스러운 듯 공을 돌렸다.
청주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