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농구 ‘15년 만의 만남’…설레는 허재 감독

입력 2018-07-03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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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남녀농구대표팀이 통일농구대회 참가를 위해 3일 군용기를 타고 성남공항을 통해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통일농구대회를 위해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단장)을 비롯한 정부대표단과 남녀농구대표팀 선수단 101명이 북한 방문에 나섰다.


평양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북측은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평양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남측 정부대표단과 선수단을 맞았다. 원 부상은 조 장관과의 환담자리에서 “남측 성원들을 여러 번 만났는데, 만나볼수록 정이 통한다”며 방문을 반겼다.


통일농구대회를 통해 남북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통산 4번째로, 2003년 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으로 평양에서 경기가 치러진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을 맡고 있는 허재(53) 감독은 북한 방문이 각별하다. 그는 현역선수 시절이었던 2003년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15년의 세월이 흘러 허 감독은 선수 국가대표 감독으로 다시 북한을 찾았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사진제공|KBL


평양으로 떠나기 전 허 감독은 “선수 때에도 설레기는 했지만 그때는 그냥 갔던 것 같다. 15년 만에 감독으로서 가니 감회가 새롭고, 설레기도 한다. 북한 선수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 가는 것이 더 설레고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이번 남자농구대표팀에는 허 감독의 두 아들인 허웅(25·국군체육부대), 허훈(23)이 포함돼 있다. 아버지는 감독, 두 아들은 선수로서 부자가 함께 북한 땅을 밟는 셈이다.


허 감독은 2003년 평양 방문 당시 경기 후 남북 선수단 만찬 자리에서 당시 북한의 간판 선수였던 이명훈, 박천종 등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친분을 쌓은 바 있다. 235㎝의 장신센터였던 이명훈은 은퇴 후에도 북한에서 인민영웅 대접을 받고 있으며, 주포로 활약했던 박천종은 체육성 국장 자리에 있다.


2016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만난 박 체육성 국장은 “허재 형은 아직도 술을 그렇게 잘 마시나? (국제)대회 때 얼굴 마주치고 통일농구 만찬 때마다 같이 술 마시면서 금세 친해졌다”며 허 감독의 안부를 묻기도 했었다.


남녀농구대표팀은 4일 남북 혼합경기를 치르며, 5일에는 남북간의 친선경기를 소화한다. 혼합경기는 남북 선수들을 섞어 각각 평화팀과 번영팀으로 구분해 치러지며 남북 감독이 한 팀씩 맡을 예정이다. 친선경기는 청팀(남)과 홍팀(북)의 대결로 진행된다. 하루에 두 경기(남자부·여자부)씩 이틀간 4경기가 펼쳐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농구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고 잘 알려져 있어 이번 대회 현장을 직접 찾을 가능성이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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