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역사 만들었던 화수분, 야수에서 투수로 확장

입력 2018-07-11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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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박치국-이영하-함덕주(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2000년대 중후반 KBO리그의 키워드는 두산의 ‘화수분’이었다. 선수 보는 눈이 뛰어난 김경문 당시 감독은 이종욱, 손시헌, 김현수, 고영민 등 내·외야 야수들을 다수 발굴해냈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두산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화수분은 투수진까지 범위를 넓혔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진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했다. 2003년 나란히 두산에서 데뷔한 김성배, 정재훈(이상 은퇴)이 팀을 떠났다. 부상과 부진 등 사정은 달랐지만 경험 많은 베테랑의 공백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도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 어려워도 어떻게든 신인 선수들을 기용할 생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빈 자리는 ‘영건’들이 메우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1년차 고졸 신인 곽빈(19)이 주목받았다. 곽빈은 강백호(KT), 한동희(롯데) 등과 함께 ‘베이징 키즈’ 돌풍을 일으키며 3~4월 18경기 17.1이닝 평균자책점 3.12로 활약했다. 비록 6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71로 부진한 채 1군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김 감독은 틈만 나면 곽빈 얘기를 꺼내며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다음은 고졸 2년차 박치국(20) 차례였다. 박치국은 첫 12경기에서 11.2이닝 평균자책점 ‘0’으로 제대로 눈길을 끌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21경기에서 32이닝 투구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평균자책점 6.75로 내용 자체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김 감독도 “올해 이렇게까지 좋은 모습일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나”라며 반색했다.


이들 외에도 이영하(20), 함덕주(23) 등 젊은 선수들이 두산 마운드 중심을 잡고 있다. 이러니 현재와 미래가 모두 밝다. 김태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좋은 성적이 난다면 오랫동안 강팀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의 가장 큰 강점은 투수진, 야수진도 아닌 시스템’이라는 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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