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요정’ 이승우, AG 정상 노선에 장애물은 없다!

입력 2018-08-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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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이승우(왼쪽)가 29일 인도네시아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전반 7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승우는 멀티골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이승우(왼쪽)가 29일 인도네시아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베트남과의 4강전에서 전반 7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승우는 멀티골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 빅 매치일수록 경기 초반 득점이 필요하다. 승률을 높이고,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엄청난 동력이 된다. 그래서 중요한 승부를 앞둔 감독들은 “첫 골이 핵심이다. 기선 제압에 그만한 힘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정상에 도전하는 김학범(58) 감독의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과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피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3-1로 이기고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경기 전 벤치의 선택은 확실했다. 공격카드를 한꺼번에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전략이 통했다. ‘다용도 공격수’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주인공이 됐다. ‘캡틴’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절친 선배’ 황희찬(22·잘츠부르크)과 2선을 누빈 그는 전반 7분 골네트를 흔들었다. 전반 28분 황의조의 대회 9호 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10분에도 추가 골을 만들며 주력들에게 최대한 휴식을 주려던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란과의 16강전(2-0) 첫 골을 넣은 뒤 이어진 이승우의 대회 2·3호 골이었다.

볼에 대한 집념이 인상적이었다. 두 골 모두 비슷한 장면에서 나왔다. 침투 패스가 연결됐을 때 문전 혼전 중 흐른 공을 슛으로 연결했다. 후반 25분 한 골을 허용했지만 달콤한 승리를 쟁취한 한국은 9월 1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이승우를 AG 멤버에 승선시키며 “번뜩이는 재능이 동료들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고, 제자는 스승에 기분 좋은 선물을 안겼다.

불안감은 있었다. 올 여름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출전 여파다. 2-0 승리로 ‘카잔의 기적’으로 기억될 독일과의 조별리그 F조 최종전(3차전)은 나서지 못했으나 ‘신태용호’의 러시아 여정에 동행, 두 경기(스웨덴~멕시코전)를 뛰었다.

당초 이승우는 국내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AG 대표팀에 합류하려 했다. 그러나 소속 팀도 공격수가 필요했다. 다행히 베로나가 조기 합류에 협조했다. 몸은 좋지 않았다. 감기몸살에 시달렸다. 그래도 이를 악물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역할을 다했다. 황의조가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4-3)에서 세 골을 몰아쳐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한 대회, 2개 해트트릭을 올리자 대한축구협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응원 문구를 남겨 분위기를 띄웠다.

이승우는 경기 후 “한국인 감독분들 간 대결이라 베트남 전에 앞서 선수들이 모여 김학범 감독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중요한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 우승을 경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 바람이 실현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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