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열망이 만든 3연승, 대구의 6강 진입 꿈 아니다!

입력 2018-09-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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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김대원(등번호 14번)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전반 34분 선제골을 터트리고 있다. 대구는 2-0으로 서울을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 팀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핵심 자원이 2명씩 경고누적(3회)으로 출전엔트리(18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차이는 있었다. 원정팀 대구FC의 부담이 더 컸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격한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까지 부상으로 FC서울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8라운드에서 맞선 FC서울과 대구는 승점3이 간절했다. 홈팀은 상위 스플릿(1~6위) 진입을 위해, 하위권 다툼에 휘말린 대구는 약간이나마 여유를 얻으려면 서로를 꼭 잡아야 했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서울이 우위였다. ‘다용도‘ 공격수 고요한과 ‘중원의 핵’ 신진호가 빠졌어도 메울 카드는 있었다. 반면 대구는 올해 출전 기록이 없는 장성원을 오른쪽 측면에 세울 정도로 상황이 불편했다.

그럼에도 대구는 철두철미하게 결전을 대비했다. 대구 조광래 사장과 안드레 감독은 안양LG(서울 전신)에서 영광을 만끽한 주역들이다. 팀 구성도, 환경도 바뀌었지만 나름의 노하우가 있었다. 세밀하게 공략법을 마련했고, 일주일 내내 집중적으로 전략을 구상했다.

결국 통했다. 대구가 2-0 쾌승과 함께 3연승을 달렸다. 승점32를 쌓아 6위권도 노려보게 됐다. 강원FC 원정에서 3-2로 이긴 상주 상무와 승점이 같지만 11위 전남 드래곤즈(승점26), 1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25)와 간극은 벌어졌다.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FC 서울과 대구 FC의 경기에서 대구 FC 에드가(왼쪽)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브라질 공격수 에드가의 활약에 서울 수비가 무너졌다. 전반 34분 힐-킥으로 김대원의 첫 골을 도왔고, 후반 9분 헤딩 골로 승기를 잡았다. 정확한 크로스로 어시스트한 이가 장성원이라 의미는 더 컸다. 믿을 구석은 또 있었다. 강팀에 강한 역사다. 선두 전북 현대(승점 66)도 대구에게 힘을 쓰지 못한다. “동기부여가 뚜렷하다. 강호를 만나면 더 잘하고 싶다”는 것이 안드레 감독의 설명이다.

올 시즌 저조한 안방 승률(5승2무6패)로 고민에 휩싸인 서울은 전략적인 실책을 범했다. 대구의 윙 포워드 세징야에 집중하느라 에드가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어설픈 대인방어가 화를 불렀다. 미끄러운 잔디는 실수를 불러왔고, 어렵게 얻은 찬스는 대구 수문장 최영은의 선방에 막혔다. 7월부터 조현우를 대신한 최영은이 투입된 경기에서 대구는 7승(FA컵 2경기 포함)2패를 거뒀다. “조현우는 곧 투입된다. 당장 29라운드도 나설 수 있다”던 안드레 감독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모처럼의 축구 붐을 타고 현장을 찾은 1만3000여명 관중 앞에서 승점33에 머문 서울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8위는 지켰으나 대구~상주의 추격을 동시에 받게 되면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경쟁이 더 버거워졌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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