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스터 션샤인’이 남긴 것들

입력 2018-09-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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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김태리의 재발견, 명대사의 재발견, 의병의 재발견 등 여러 의미를 남기며 30일 종영한다.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김태리의 재발견, 명대사의 재발견, 의병의 재발견 등 여러 의미를 남기며 30일 종영한다.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

제작비 400억, 국내 드라마 최대
매회 명대사로 16%대 시청률 자랑
문어체로 시대극 전개, 재미 더해


7월7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막을 내린다. 이날 24부작 이야기의 결말을 맺는 ‘미스터 션샤인’은 국내 드라마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원 제작비로 이미 화제를 모았다. 16%에 이르는 높은 시청률로 시선을 모은 ‘미스터 션샤인’은 그 규모 못지않게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로도 한국 드라마의 또 다른 면모를 과시했다. ‘김태리’와 ‘명대사’, ‘의병’은 그 핵심 키워드가 될 만하다.


● 김태리의 재발견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본격 연기 데뷔한 김태리는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짧은 활동 기간에 비춰 더욱 뚜렷하게 자신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영화 ‘1987’과 ‘리틀 포레스트’로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온 그는 ‘미스터 션샤인’을 무대 삼아 시청자에게 친숙한 연기자가 됐다.

열강제국의 침탈에 맞서 나라를 구하려는 의병 저격수라는 흔치 않은 역할에,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구한말 여성의 새로운 모습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출연 영화를 거쳐 이 드라마를 통해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연기자라는 확실한 위치를 차지했다.

탄탄한 연기력이 그 밑받침이었음은 ‘미스터 션샤인’의 애시청자라면 누구나 인정할 만하다. 특히 시대극의 문어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 작가. 동아닷컴DB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 작가. 동아닷컴DB


● 명대사의 재발견

‘미스터 션샤인’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 흥행작을 통해 그 필력을 검증받은 김은숙 작가의 신작. 김 작가는 특유의 은유와 표현으로 드라마의 대사를 살아있는 말로 구현했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김은숙표 대사’의 진면목이 확연히 드러난 드라마가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데 시선을 일치시킨다.

특히 나라를 빼앗기는 위기 속에서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숨길 수 없는 주요 캐릭터들의 문어체 대사는 혼돈 속에 놓인 시대적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면서도 시청자의 귀를 간질였다. 또 그 주변 인물들이 적재적소에 터뜨리는 유머 가득한 코믹 대사 역시 드라마의 전체적인 톤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들게 하는 구성의 핵심 요소로서도 흥미로움을 더했다.




● 의병의 재발견

“조선은 왜란, 호란을 겪으면서도 여태껏 살아남았어요. 그때마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내놓죠. 누가? 민초들이. 그들은 스스로를 의병이라고 부르죠. 임진년에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을미년에 의병이 되죠. 을미년의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미스터 션샤인’ 속 일군 장교 모리 타카시의 말이다. 외세의 침략으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나라를 구하기 위해 “민초들”은 의병의 이름으로 전란에 나섰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피살된 을미사변으로부터 1905년 을사늑약 전후의 시기를 주요 배경으로 한 ‘미스터 션샤인’은 의병들의 활약상을 이야기의 굵은 줄기로 삼았다. 역사에 기록된 독립운동가들과는 또 달리 이름 없는 의병들의 치열한 투쟁 역시 소중하게 기억해야 할 것임을 드라마는 역설했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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