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 골프코스에서 열린 시즌 세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라운드 15번 홀에서 유소연이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PGA of America
유소연은 9월 30일 일본 지바 컨트리클럽(파72·6677야드)에서 열린 일본여자오픈(총상금 1억4000만엔·약 13억7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고 일본 무대 첫 우승을 신고했다. 또한 2009년 중국여자오픈과 2011년 미국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일본 최고의 메이저대회에서도 정상을 밟으며 4개국 내셔널 타이틀 홀더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 4개국 ‘내셔널 타이틀’ 홀더 등극
1968년 출범한 일본여자오픈은 아시아 골프 강국 일본이 자부하는 전통의 메이저대회다. 1946년 창설된 US여자오픈 못지않은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시에 그간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일본여자오픈은 태극낭자들의 경연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2002년 고(故) 고우순을 시작으로 2006년 장정, 2008년 이지희, 2009년 송보배, 2015년 전인지까지 모두 5명이 일본여자오픈에서 정상을 밟았다.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유소연이 6번째 한국인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종라운드를 10언더파 206타 공동선두로 출발한 유소연은 비교적 여유 있는 레이스를 펼쳤다. 공동선두였던 키쿠치 에리카와 3위 피비 야오 등이 초반 타수를 잃으면서 선두자리를 쉽게 지켰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하타오카 나사가 1~2번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추격을 가했지만, 유소연이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내면서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유소연은 이제 한국여자오픈에서까지 정상에 오른다면 5개국 내셔널 타이틀 홀더라는 대기록도 작성할 수 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 골프코스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라운드 경기에서 유소연이 18번 홀에서 버디 펏을 성공한 후 갤러리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PGA
● UL 인터내셔널 크라운도 ‘이상 무’
유소연의 이날 우승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이어질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10월 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전초전 성격이 짙었다. 박성현~김인경~전인지와 함께 태극마크를 품은 유소연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식기를 맞아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시 일본으로 떠났다.
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2014년 초대 대회와 2016년 2회 대회에 이어 국내선수로는 유일하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3회 연속 출전하는 유소연은 나흘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한국의 첫 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소연과 함께 일본으로 향한 전인지도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최근 LPGA 투어에서 이렇다할 우승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던 전인지는 1오버파 289타 공동 27위에 오르고 컨디션 조절을 모두 마쳤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