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벌에서 멈춘 아산의 전진, 우린 포기하지 않는다!

입력 2018-10-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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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무궁화 민상기(왼쪽)와 전남 드래곤즈 윤동민이 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서 공중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리그2 아산 무궁화는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구단 모체인 경찰청이 내년부터 체육단을 운영하지 않기로 내부 결정을 내리면서다. 이에 올해 의경 선발이 중단됐다. 클럽 자격이 주어지는 최소 규모(20명)보다 6명 부족한 14명만 남아 내년 K리그 참여가 불가능하다.

올 시즌부터 파행이 불가피하다. 현 사태가 지속되면 아산은 승격 및 승강 플레이오프(PO) 출전 자격을 상실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사회 개최에 앞서 이달 말, 늦어도 11월 초까지 의경 충원에 대한 답을 기다리기로 했지만 경찰청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정규리그 30라운드까지 선두(승점 57)를 달린 아산이 승격을 포기하면 차 순위가 혜택을 입는다. K리그 규정에 따르면 K리그2 1위가 자동 승격하고, 자체 PO 2위는 K리그1 11위와 승강PO를 펼친다.

그래도 아산은 오늘에 충실히 임한다. 임전무퇴. 내일은 장담할 수 없어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프로와 경찰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남 드래곤즈와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도 그랬다. 평소 베스트 라인업이 거의 그대로 투입됐고, 대등하게 싸웠다. 전반 24분 전남 김경민에 골을 허용해 0-1로 뒤진 후반 14분 이명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아산은 대회 16강에서 K리그1 ‘절대 1강’ 전북 현대를 꺾었다. 분위기는 꺾였어도 충분히 4강을 노려볼 만 했다. 더욱이 살얼음판 강등경쟁에 처한 전남은 단판 토너먼트에 총력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모두 똘똘 뭉쳤다. 간절하다. 과감히 맞설 것”이라던 박동혁 감독의 약속을 아산은 투지로 지켰다.

120분 연장혈투 끝에 이어진 승부차기. “힘을 내라! 아산!” 10여명 원정 팬들의 절박한 외침이 그라운드를 감쌌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잔인한 11m 룰렛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명주 등 2명이 실축하며 전진을 멈췄다. 눈가가 촉촉이 젖은 박 감독은 “어려운 상황으로 응집력이 생겼다. 모든 팀 구성원들이 (리그에 잔류할) 방법을 찾고 있다. 별개로 선수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자’고 강조해왔다”며 “아쉬움은 있지만 우린 충분히 좋은 팀”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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